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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배우 '최정원', 관능의 여신 '벨마'로 돌아오다

 

 

9월 18일부터 30일까지 아찔하게 관능적이고 통쾌한 뮤지컬 ‘시카고’가 세종문화회관대극장에서 팬들에게 다시 돌아온다. 영국 오리지날 크리에이티브 팀이 무대와 연출을 맡고 국내 초대형뮤지컬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그 화려함이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에서, 관능의 여신 ‘벨마’ 역은 최고의 뮤지컬 여우로 인정받는 최정원이 맡았다.
이 밖에도 뮤지컬배우 최정원은 '시카고'의 공연 이후엔 가족 간 사랑을 다룬 뮤지컬 ‘소리도둑’에서 아침이 엄마 역으로 오랜만에 18년 지기 배우 남경주와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와 이 또한 벌써부터 뮤지컬 매니아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그녀를, 현재 그녀가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제 3회 광주국제공연예술제(~8월 31일)의 관객과의 대화 현장에서 만나보았다.

▷ 브로드웨이의 신화적 뮤지컬 ‘시카고’로, 새로운 작품의 런칭을 앞두고 많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요. 올 여름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 광주국제공연예술제 홍보 시기 이전에 아이와 함께 가족들이 괌으로 5박 6일 추억 만들기 여행을 다녀왔어요. 유쾌하고 즐거운 여행이었고 무대에 다시 토해낼 수 있을 에너지를 충분히 충전하고 돌아왔습니다.

▷ 배우로서 뿐 아니라 이번엔 광주국제공연예술제의 홍보대사로도 임명되셨는데요. 홍보대사로서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인지 그 직책과 활동을 설명해주시고 예술제를 위해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전해주세요.
▲ 홍보대사는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언론홍보에 임하고 축제에 참여해요. 저는 전국의 지역공연 예술축제들이 더욱 활성화되고 성공적으로 지원되고 진행되어야 할 거라고 생각해왔었는데 마침 이런 역할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처럼 공연예술분야의 장르적 특성화에 성공한 지역과 각각의 특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제로는 부산영화제, 부천영화제 등의 케이스가 있지만 독보적인 지역공연예술제로 성장한 케이스는 아직은 없는 것 같아요. 전국의 관객들과 만나 직접 호흡할 수 있는 기회들도 늘어나야 할 것 같구요. 제가 아직 다른 나라의 국제적인 공연예술제에 참가해 본적은 없는데요. 각국의 공연팀이 공연중인 광주국제공연예술제를 보니 다양한 국제공연 예술제에 참여해보고 싶어지네요.

▷ 배우 최정원씨 얘기로 돌아와, 방금 광주국제예술제 무대인사에서 사회자의 소개 멘트와 같이 최정원 씨 하면 국내 뮤지컬계 ‘정상급 배우’이고 ‘대들보’로 인식되는 것 같은데요. 십여 년 간 꾸준히 뮤지컬의 한 길을 걸으시면서 국내 뮤지컬 부흥을 일으켜 오신 주인공으로 뮤지컬 만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뮤지컬이란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2시간 반 안팎을 노래하고 춤추는 무대예요. 저는 무대공연을 통해 육체와 감정 모두를 혼신을 다해 쏟아내고 표현할 수 있다는 데 희열을 느껴요. 저는 매 작품을 연습 할 때마다 극적으로 도취되어서 혼자 기쁨의 눈물도 흘리곤 해요. 이 힘이 저를 계속 노래하고 춤추게 합니다.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생각해요.

▷요즈음 뮤지컬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나 관객층의 변화 및 시장동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흐름을 전체적으로 통찰해낸다는 건 힘들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선 그 어떤 장르보다 뮤지컬이 급성장하면서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 관객층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 그 쯤은 알고 있어요. 거리를 나가면 공연안내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 건 죄다 뮤지컬인 것을 봐도 실감이 되죠.
그럴 때 마다 자랑스러움과 흐뭇함을 느낍니다.

▷말씀하신 바 대로 요즘은 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해서 연예인을 지망하는 사람들은 뮤지컬계로 입문하길 원하고 뮤지컬이 뜨면 스크린 등으로 진출하고 있기도 한데요. 이러한 멀티플레이, 만능엔터테인 분위기의 확산에 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나쁘다고 생각지도 않구요. 뮤지컬 시장의 확대와 대중화라는 맥락에서는 긍정적이라 생각됩니다. 사람이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이를 펼칠 수 있는 것도 좋겠죠.

▷아동대상 교육프로그램 ‘뽀뽀뽀’에 뽀미 언니로 출연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요. 그렇다면 본인께서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 진출하실 계획이 정말 없으신 건가요?
▲ 저는 무대가 편해요. 뽀뽀뽀에 출연하게 된 것은 저 또한 한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을 너무나 좋아해 성사된 외도였어요. 아직은 무대에 충실하면서 머물고 싶습니다. 무대가 좋아요.

▷그렇다면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뮤지컬 배우만이 갖추어야 할 나름의 특별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라 여기시나요?
▲ 뮤지컬은 솔로가 아닌 협연이에요. 앙상블이 중요하죠. 앙상블의 기본을 철저히 지켜가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배우로서의 자신의 매력과 능력을 개발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되요.



▷’시카고’ 얘기를 하죠. 곧 무대에 오를 ‘시카고’에서는 지난 2000년 최정원씨가 연기상을 받았을 때와 달리 ‘벨마’역을 맡게 되셨는데요. 작품소개와 벨마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 ‘벨마’는 여왕 그 자체예요. 여왕이 ‘all that jazz’를 부를 때는 너무 멋있고 굉장한 압도감을 주죠. '시카고'는 이해관계에 따라 선악의 가치기준이 수시로 변동하는 언론플레이와 가부장 사회의 위선을 담고 있어요. 자신의 여동생과 관계를 가진 남편을 살해한 쇼 배우 ‘벨마’의 파란만장하고 뜨거운 삶의 태도를 통해 가부장제사회의 위선과 여성억압의 분위기를 조롱하는 작품이지요. 벨마는 그런 신랄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함의한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이고, 또 두 여인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우스꽝스러운 정글이 된 사회와 인간의 욕망을 고발하는 이야기가 바로 '시카고' 입니다. '록시'와 '벨마' 두 역할을 차례로 맡게된 저는 행운아라 생각해요.

▷ 극 중 여왕 ‘벨마’의 눈엣가시이자 라이벌로 나오는 신출내기 벼락스타 ‘록시’역에는 배우 옥주현 씨가 출연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선배로서 뮤지컬 배우로서의 옥주현 씨를 어떻게 보시나요?
▲ 옥주현 씨는 호흡이 잘 맞는 기특한 후배예요. 스스로 많이 노력하고 ‘아이다’의 성공에서처럼 뮤지컬배우로서도 가능성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공연에서도 ‘벨마’와 ‘록시’가 남자들의 권력이나 이간질에서 모두 해방되어 함께 손을 잡는 마지막 장면을 가장 좋아해요. “멋진 남편 있어도 바람 피울 수 있지요”라면서 ‘벨마’가 ‘록시’와 ‘Now a day’ 를 함께 부를 때죠. 일과 사랑에 관해 서로 반목하던 관능의 두 라이벌 여인들이 서로를 도와 화려하고 유쾌한 쇼를 벌이는 장면은 너무 멋있어서 무대에서 저와 옥주현씨 또한 이 장면을 정말 잘 표현하고 싶어서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저는 라이벌 의식 같은 건 없습니다. 후배가 성공하면 그 자체로, 우리 작품을 위해서도, 뮤지컬의 성장을 위해서도 또 당연히 기분좋은 일이구요.

▷ 시카고는 새천년 이후에 2000년 최정원 씨 공연과 2003 오리지널팀의 내한 외에 두 번 런칭된 바 있습니다. 이번 2007 공연이 지금까지의 시카고 공연과는 또 다른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인지?
▲ 공연이란 매번 또 다른 시간, 또 다른 장소, 또 다른 관객들과의 만남이기에 유일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또 스텝과 캐스팅의 변화에 따라 배우의 팬들은 색다른 기쁨을 느끼고 그 당시의 사회이슈와 분위기에 따라 멘트들 또한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는 두 번째이지만 이번에도 연습을 하면서 순간순간 감정이 벅차 동료들과 함께 울고 웃습니다.

▷ 그렇다면 라이센스와 창작극 및 장르와 성격 모두 두루 두루 참여해오신 것으로 아는데요.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또 창작뮤지컬의 발전을 위해 혹 생각해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 혹시 아이가 있으신가요? 상투적인 답이지만 저 또한 엄마로서 열 손가락 깨물면 아프지 않은 것이 없어요. 예술가에게 자신의 작품들은 모두 소중합니다. 그리고 라이센스 공연에 관해서는 ‘창을 배우려면 전라도로 가라’는 말이 있잖아요. 현재 우리나라는 우선, 뮤지컬 시장이 뿌리를 내려서 뻗어가려는 중이라 여겨지기에 좋은 점들을 배워오려는 접근도 우선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이 성장해가는 과정 중의 과도기적 현상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최정원 씨는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늘 당당하고 도도해 보일 만큼 자기관리에 완벽한 이미지이신데요. 이 같은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인지 팬들에게 얼핏으로나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 제겐 오랜 좌우명이 있는데 그건 ‘언제나 처음처럼’, ‘처음을 언제나처럼’ 이에요. 제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이든 ‘기도’로써 최고의 기량을 뽑아내려 매달립니다. 저는 제가 도태되지 않고 계속 배우로서의 나를 관리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 많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을 찾아 관람하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 이번 광주국제공연예술제에선 저는 특히 안은미 선생의 개막 무용공연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색감과 조명 몸놀림이 신선하고, 몸의 움직임을 통해 인생에 대해 은유하고 있는 것이 심오하고 신선하다고 느꼈어요. 여타 공연예술장르 모두가 카타르시스라는 면에선 본질적으로 맥락이 닿아있고 모두가 저의 뮤지컬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새삼 확인했습니다.
저는 늘 기도를 하면서 저를 점검해보는데요. 제가 부족하기에 후배들에게도 늘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관객의 주목을 받는 배우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무엇보다 착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스스로 다짐을 하곤 합니다. 배우이건 뭐건 선행하며 산다는 건 정말 중요한 기본적인 덕목인 것 같네요. 배우의 선행이란 또 무대에서 가장 좋은 공연을 행하는 것일 테구요. 그렇게 최선을 다하려는 사랑하는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정순영 기자 holy-lu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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