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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칼럼니스트 조용신, "뮤지컬이요? 음악에 대한 이해가 먼저입니다"

 

 

 

지난 주 뮤지컬 칼럼니스트이자 ‘뮤지컬스토리’의 저자인 설앤컴퍼니의 조용신씨를 만났다. 그는 국내에 몇 안되는 뮤지컬 칼럼니스트로서 한창 부흥기에 이른 국내 뮤지컬 산업을 꼭대기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이다. 한국 공연계가 뮤지컬이 대체 뭔지도 모르던 시절부터 오직 뮤지컬만 생각했다던 조용신씨는 현재 대한민국의 뮤지컬 붐을 반가워하면서도 너무 빠른 성장 속에 놓치고 있는 것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수많은 이들의 노력 또한 세계 어디를 가도 찾아볼 수 없다며 그 전망에 대해 기분 좋은 웃음을 내비쳤다. 조용신씨와의 이번 인터뷰로 공연예술의 발전에 관객과 미디어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배우나 기획자, 프로듀서로서가 아닌 그의 뮤지컬에 대한 조금은 다른 열정, 그 속으로 가보자.

▷ 이번에 9월부터 충무아트홀에서 국내 최초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역사'를 강의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좋은 강의를 맡으셨는데 강의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2004년에 저와 이수진씨가 쓴 '뮤지컬스토리’라는 책이 그리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이 팔렸습니다. 하지만 그 책의 내용은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고, 저 자신도 책이라는 비주얼적인 요소 없이 일반 대중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아직 국내에서 이런 강의가 가능할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만큼 의미가 크기에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강의와 관련 영상을 함께 보면서 '뮤지컬의 역사와 전통이 과연 우리나라 뮤지컬 붐에 어떤 영향을 줄까?’를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에 책의 내용을 약간 축약해서 쉽게 1~2시간 정도 특강을 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자세하게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 스스로도 공부를 하고 다시 복습하는 기회여서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이번 강의에서 전달하고자하는 키포인트는 무엇입니까?
▲ 150년 전부터 존재했던 뮤지컬이 코미디나 드라마 등과 뒤섞여 21세기에 맞게 재가공 되어 다양한 뮤지컬 장르로 혼합되어 나왔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 실험하고 끝난 것이 아니라 현재에 우리가 접하고 있는 것이죠. 이번 강의는 각자의 문화양식과 뿌리가 다른 사람들의 최대 공약수를 찾아 만족시키는 방법은 무엇이었는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또, 뮤지컬은 인류역사상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장르입니다. 그 흥행요소가 무엇이었는지, 왜 그렇게 큰 영향을 미쳐서 여기까지 왔는지, 그때 시절은 어떤 작품에 관객들이 많은 돈을 내고 보았는지, 현재 뮤지컬을 산업으로 보는 그 위상과 뿌리들을 찾아 미래지향적으로 문화적, 상업적으로 발전할 것인가를 강의할 예정입니다.

▷ 현재 국내에는 배우나, 기획, 학문적연구 등 뮤지컬에 종사하는 인구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 젊은 친구들에게 주는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사실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최근에 들어와서입니다. 저도 10대 때부터 좋아했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많은 공연을 접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뮤지컬 음악을 많이 들었어요. 저는 팝과는 다른 느낌을 많이 좋아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공연을 접하기 힘든 그런 제약된 상황이 저한테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의 중심은 음악이잖아요. 저는 음악의 흐름 즉, 박자, 화성, 캐릭터의 노래들이 드라마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00% 꼭 그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에 다른 것들이 존재하는 것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악에 대한 이해가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산업적인 측면은 당연한 것이고 “음악이 드라마를 이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뮤지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돈을 지불하고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 작품은 어떤 완성도를 줄 것인가?’, ‘왜 많은 작품들이 예술성과 흥행성을 함께 갖지 못하나?’, ‘그러면 작품은 어떤 위치가 되어야 하나?’ 이런 저런 것들로부터 각자의 결론에 도달해서 한국 사회에 맞는 뮤지컬 양식을 개발해야 합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십니다. 공연계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그런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과연 뮤지컬이 완전한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을까요?
▲ 레파토리가 등장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뉴욕에서 만든 작품은 뉴욕에 살아야지만 그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영국은 마케팅이 발달하였고 지리적인 여건도 좋았기에 유럽의 전통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배급하고 글로벌한 개념으로 작품을 제작 했습니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뮤지컬이 타겟 자체가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작품은 어떤 타겟과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국내용과 국외용으로 나뉘어집니다. 물론 국내용이더라도 각색을 통해 충분히 수출이 가능하죠.
뮤지컬은 상업적이며 그것은 외국에서도 그렇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팔릴만한 작품을 만들려면 ‘명성황후’처럼 10년은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계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렇게 되면 세계적 즉, 산업적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 상황에 맞는 작품을 만들어낸다면 당연합니다.

▷ 한국 작품의 해외 공연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예를 들어 한류드라마 같은 경우 지금은 매우 인기가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한류라는 말 자체가 시장에서 나중에 규정한 것이죠. 그 한류 드라마들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크게 인기몰이를 한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우리 뮤지컬 작품이 아직 없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안 먹히지만 동남아에서는 먹히겠지 하는 생각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당연히 국내에서 흥행이 되어야 외국도 가능한 것입니다. 오히려 국내에서 큰 흥행을 이루었는데도 외국에서는 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많이 증명이 되었죠.

▷ 그렇다면 우리나라 뮤지컬의 세계화를 위한 키워드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국내와 외국의 특성의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기에 창작의 방향이 무척 어렵습니다. 외국에서도 팔릴만한 작품을 만들려면 ‘국내에서 어떻게 먹혔다’를 기반으로 해서 각 나라별로 수정 보완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나가야 합니다.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세계화 문화상품으로써 창작뮤지컬을 만든다면 우리 뮤지컬 시장은 몇 배나 더 진보하는 것이죠.

▷ 뮤지컬 시장으로서 우리나라가 가진 잠재력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외국에도 각 나라별로 전통적 음악극의 형식은 가지고 있지만 무대뮤지컬을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별로 없습니다. 뮤지컬은 영어권 나라들만 하는 장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만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죠. 한국은 뮤지컬 테스트마켓으로 매우 적당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현재에도 많은 뮤지컬이 생겨나고 있고 국민들이 많은 뮤지컬을 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어필했다면 외국시장의 마켓팅 분석이 가능합니다. 일종의 확신이 생기는 것이죠. 관객의 마음은 전 세계적으로 통합니다. 그 재미와 포인트에 차이가 있을 뿐이죠. ‘우리나라에선 안됐지만 외국에서는 될꺼야’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또한 특정계층을 타겟으로 한다면 세계적인 뮤지컬이라 할 수 없죠.

▷ 올 상반기에 주목받은 작품은 어떤 작품이 있나요?
▲ 작품이 총체적으로 완벽하다기보다는 소극장용 뮤지컬로서 주목받은 작품으로 ‘첫사랑’과 ‘위대한 캣츠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사랑’은 흥행적 요소가 부족했지만 음악이 매우 좋았고 ‘위대한 캣츠비’는 음악이 드라마와 연관되지 않았지만 동선연결이 재미를 주어 시장에서 성공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우리나라 뮤지컬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 뮤지컬은 소극장과 대극장의 메카니즘이 다릅니다. 소극장에서 출발해서 대극장으로 간다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불가능하죠. 대극장은 적어도 무대와 객석이 20m 이상 떨어져 배우들의 몸태와 전체적인 앙상블이 중요하지만 소극장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외국에서 대극장뮤지컬의 연출가는 거의 대부분이 안무자 출신입니다. 우리나라는 소극장 뮤지컬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대형 뮤지컬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숙성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작품에 대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하려면 제작기간이 외국처럼 5-6년 넘게 걸리죠. 우리는 지금 제작기간이 길어야 1년입니다. 극장대관의 문제점이 있겠지만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은 창작자들의 열정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워크샵 수준까지 끌어올려 쇼케이스를 한 후 투자를 받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작품 성공하면 평생 먹고 삽니다. 의사나 변호사도 자격이 되려면 10년은 걸리잖아요. 우리도 인정해야 합니다. ‘레미제라블’을 만든 ‘클로드 미쉘 숀버그’도 성공작이 평생 두 작품뿐입니다. 거의 망한 작품도 많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람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처럼 평생 동안 한,두작품 만든다는 그런 정신이 필요합니다.
프로모터나 프로듀서는 많이 생길 수 있지만 창작자는 막 생길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문화예술쪽에 노후보장이 안되어 있어요. 노후가 되어서도 이름을 날릴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 즉, ‘오래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꼭 30대에 성공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어요. 본인이 창작의 능력이 있다면 그 능력을 넘어서는 훨씬 어려운 미션을 이뤄내야 합니다.

▷ 뮤지컬 칼럼니스트나 뮤지컬 비평가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요?
▲ 비평가는 작품에 대한 철학과 이슈를 던져야 합니다. 분석하는 능력도 있어야 하구요. 그리고 씨어터를 전체적으로 비평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씨어터 전체에서 뮤지컬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스타일이 나뉘어 가는 것입니다. 평론이 꼭 대중을 이끌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뮤지컬 평론은 작품 오프닝 때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아무도 그 작품을 비평하지 않았을 때 화두를 던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빨리 보고, 빨리 쓰고 본인의 분석력과 그 완성도를 보는 것이죠. 그렇게 하려면 비평가의 기본 틀이 70% 정도는 이미 있어야 합니다. 그 틀은 본인만의 틀이죠. 그 안에서 작품을 종합적으로 보고 이슈를 먼저 끄집어내서 관객들을 리드해야 합니다.
또한 비평가는 미디어에 소속이 되어서 글을 '마음껏'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안정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좋습니다. 일종의 보호막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미디어 또한 실력 있는 비평가를 믿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평론을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은 프리랜서 평론입니다. 저는 특정 제작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평론가의 자격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미디어에 속한 비평가도 없고 평론 문화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기에 저도 어느 정도 그런 일을 맡아왔습니다. 개선되어야 할 점입니다. 평론은 일간지에 하는 것이 가장 영향력이 있고 전문잡지도 상업을 떠나서 평론을 많이 실어주어야 합니다.


공정임기자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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