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는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흰 바탕에 가장자리를 금색으로 두른 포스터는 정돈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고양이들은 유연한 곡선을 드러내며 ‘30’이라는 숫자를 그리고 있다. 엎드려 있기도 하고, 특유의 앙다문 입술로 무언가를 노리고 있기도 하다. 매서운 표정을 한 고양이도 있다. 포스터 속의 고양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같은 고양이가 한 마리도 없다. 털이 긴 고양이, 짧은 고양이, 어린 고양이, 늙은 고양이, 섹시한 고양이, 장난기 가득한 고양이 등 제 각기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뮤지컬 ‘캣츠’는 ‘T.S 앨리엇’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공연뿐 아니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에비타’ 등을 작곡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지금까지 전 세계 26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7,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공연을 관람했다.

포스터 속의 고양이들이 만들어낸 ‘30’이라는 숫자는 뮤지컬 ‘캣츠’의 탄생 ‘30주년’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실제 고양이들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무대, 유려한 몸동작을 뽐내는 안무까지 뮤지컬의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고양이들의 세계를 인간 세상에 빗댄 풍자와 섬세한 동작 구현으로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받는 공연이다.

‘0’이라는 숫자 안에는 뮤지컬 ‘캣츠’의 짧은 소개가 있다. ‘공연 전날까지도 투자자를 찾아야 했던 공연’, ‘초연된 극장은 개관이래 성공작을 내놓지 못한 곳’, ‘개막 5일 전, 여주인공 부상’ 등 이 작품이 걸어왔던 순탄치 않은 역사를 보여준다. 어렵게 성공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던 이 작품을 짧은 글귀로 정리하고 있다.

30주년 기념 한국 공연에는 뮤지컬 ‘캣츠’의 성공을 이끌었던 스태프들이 함께한다. 2011 뮤지컬 ‘캣츠’ 한국 공연은 1981년 초연부터 20년간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이끌었던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조앤 로빈슨’이 직접 참여했다. ‘조앤 로빈슨’은 2008년 한국어 공연을 맡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더욱 섬세해진 표현과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포스터의 ‘0’이라는 숫자 아래로는 ‘Anniversary’라는 단어를 통해 이번 무대가 기념 공연임을 드러낸다. 한국어로 ‘서수’를 의미하는 ‘th’ 옆에는 귀여운 고양이 발자국이 앙증맞고 재치 있게 자리 잡았다. ‘전 세계가 사랑한, 캣츠 30주년! 놀라운 상상의 무대로 초대합니다!’는 문구는 이 작품의 자신감과 의미를 강조한다.

포스터의 하단에는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CATS’ 특유의 문구가 간결하게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아랫부분에는 9월 1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무대에 오른다는 정보와 함께,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의 이름이 나열돼 있다.

2011 뮤지컬 ‘캣츠’ 30주년 기념공연에는 ‘그리자벨라’ 역으로 ‘인순이, 박해미, 홍지민’이 출연한다. 이들은 뮤지컬을 잘 모르는 일반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Memory’를 부르는 ‘그리자벨라’ 역이다. 이들은 공동인터뷰장에서 공통으로 명곡 ‘Memory’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인순이’는 “우리는 뮤지컬 ‘캣츠’의 주인공이 아니다. 분량도 많지 않다. 대중이 ‘Memory’라는 노래를 많이 알고 있다보니 ‘그리자벨라’를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고양이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공이다”고 전했다.

2011 뮤지컬 ‘캣츠’에는 ‘그리자벨라’ 외에도 개성 넘치는 35마리의 고양이들이 출연한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고양이 ‘럼텀터거’ 역에는 ‘에녹’과 ‘정민’이 캐스팅됐다. 사회자 격인 ‘멍커스트랩’ 역에는 2008년에도 무대에 섰던 ‘홍경수’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역은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뮤지컬 ‘캣츠’의 세계투어 제안을 받기도 한 ‘유회웅’이 함께한다. 이 외에도 ‘강연종’, ‘이상준’, ‘백두산’ 등 실력파 배우들이 사랑스러운 고양이로 변신해 관객을 찾는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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