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하다. 쓸쓸함과 따뜻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듯하다. 봄바람 같기도 하고, 여름 바람 같기도 한 은은한 풀 내음이 사방에 퍼진다. 포스터 위쪽에 자리 잡은 ‘사랑이별연극’이라는 글귀가 이 연극이 얼마나 절절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지 예감하게 한다.

연극 ‘국화꽃향기’의 음악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신지호는 “뮤지컬 ‘모비딕’을 하면서 매일매일 느끼는 비극의 감성을 가지고 작곡을 하고 있다. 억지스럽게 눈물을 자아내는 멜로디도 쓸 수 있지만 그런 음악은 멋이 없는 것 같다. 눈물이 또르르 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슬픔의 향기가 바람에 흩날렸을 때 드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런 느낌으로 작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감독 신지호의 말처럼 포스터도 그런 느낌을 담아내고 있다. 웃는 듯도 슬픈 듯도 한 아릿한 가슴 저림을 불러일으키는 한 여자가 포스터의 아래편에 자리 잡고 있다. 힘없이 흘러내린 그녀의 앞머리가 더욱더 감성을 짙게 만든다.

포스터의 위쪽과 옆쪽으로 뿌려진 옅은 국화꽃은 이 작품이 풍겨낼 은은한 향내를 드러낸다. 파스텔 톤의 녹색과 노란색의 조화는 수채화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먹으로 써내려 간 듯한 ‘국화꽃향기’의 다섯 글자는 아련함을 더한다. 수묵화가 주는 담담한 멋과 잔잔함이 연극 ‘국화꽃향기’의 분위기와 닮아있다.

포스터의 중앙에 써내려간 글귀도 인상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바람이 불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흩트리거나 바람에서 국화향이 나면 내가 와 있다고 생각해줘’라는 문구는 쓸쓸함과 애틋함이 묻어나온다.

연극 ‘국화꽃향기’는 2000년 발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소설 ‘국화꽃향기’를 원작으로 한다. 소설 발표 이후 2003년에는 장진영, 박해일 주연의 영화로 제작돼 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리고 2011년 찾아올 연극 ‘국화꽃향기’는 ‘음악이 있는 연극’이라는 콘셉트로 무대에 오른다.

무대 위의 ‘국화꽃향기’는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 등의 악기가 아름다운 선율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신지호의 음악적 감성이 연극 ‘국화꽃향기’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또한, 2008년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성공적으로 공연했던 김동혁이 연출을 맡았다.

이번 공연은 출연하는 배우도 화려하다. 뮤지컬계 스타인 ‘배해선, 이건명’이 각각 미주와 승우로 출연한다. 드라마, 연극, 영화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 중인 ‘정애연, 박상훈’도 참여한다. 그 외에도 송인경, 이은주, 김가영, 윤병희 등이 함께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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