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공연을 하루 앞두고 연습에 여념이 없는 음악극집단 ‘바람곶’의 원일 음악감독님을 만났다. 바람곶 멤버들은 공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으며, 감독님은 환히 웃으며 팜플렛을 먼저 건넸다. 이번 인터뷰로 오늘부터 있을 ‘바람곶’의 콘서트 ‘North'(6월 7일~9일, 쇳대 박물관 8시)에 대한 이야기와 그가 가진 음악적 철학을 들어볼 수 있었다. ‘바람곶’은 내년에 해외공연을 기획하고 있으며 그것을 발판으로 더 넓은 무대로의 진출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이번 공연이 ‘North'인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 타이틀은 ‘North’입니다. 북쪽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우선 모험, 남쪽은 휴식의 이미지가 들지 않으세요? 그러한 고난의 여정을 의미합니다. 'north‘를 막연하게 떠올려도 안정감보다는 도전적 실험적 정신을 생각났습니다. 특히 우리 멤버 중에서 재일교포 3세인 박순아씨가 리더로 있고 게스트 중에서도 멀리 몽골에서 테무진씨가 오는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니겠지요. 그러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보니 'North'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 프리재즈의 대가이신 강태환 선생님이 참여하시는데, 어떻게 이루어진 것입니까?
▲ 사실 제가 강태환 선생님의 제자입니다. 1년을 정식으로 배웠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지요. 언젠가는 모셔서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 국악기로 프리재즈를 배운 것입니까?
▲ 물론입니다. 새로운 기법, 호흡도 배웠어요. 무엇보다 음악을 하는 새로운 방법, 정신을 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사실 한국의 전통악기는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생각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 저는 프리뮤지션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멤버들을 아직 여러 음악을 접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 꼭 먼저 접해봐야 하는 것이 프리 뮤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먼저 해야 다른 것도 쉽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무엇보다 멤버들에게 자극을 주고 싶었지요. 강태환 선생님과 함께 합주는 할 때면 서로 경쟁을 합니다. 연주로 싸우기도 하고 말이죠(웃음). 이번 그 곡이 23분정도의 곡인데, 그렇게 긴 시간 합주를 하면서 한계도 느끼고 그럼으로 많이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아주 힘든 부분이지요.
▷ 몽골에서 테무진씨가 연주하게 될 ‘마두금’이라는 악기가 어떤 악기인가요?
▲ 마두금은 몽골의 대표적인 악기입니다. 몽고가 대초원이고 그들은 유목민이지요. 그들의 고단함과 그들의 영혼, 그러한 소리를 담고 있는 것이 마두금입니다. 악기가 해금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 머리부분이 말과 비슷하게 생겼어요. 말머리라는 뜻에서 마두입니다. 마두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악기예요. 그 악기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서양의 첼로, 한국의 해금, 중국의 얼후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골고루 가지고 있고, 몽고만의 독특함까지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 테무진씨가 어떻게 참여를 하게 되었나요?
▲ 작년에 제가 예술 감독을 하고 있는 음악제에 초청을 했었습니다. 그 음악제에서 몽골을 주제로 한 ‘장가’의 반주자로 왔었어요. 바람곶 멤버들은 그 때 그 음악제에 도우미였는데, 그 때 서로 마음이 잘 맞았던 거 같아요. 테무진씨의 집안이 마두금을 대대로 하고 있으며 특히 아버님은 몽골의 예술을 관장하고 계시는 예술가 집안이예요. 독특한 마두금의 세계를 느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 그렇다면 테무진씨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곡이 있으신가요?
▲ 몽골의 전통음악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작곡을 한 컨템퍼러리한 곡을 연주할 것입니다. 몽골의 독특한 창법 중에 저음과 고음이 동시에 나는 것이 있는데,'후미'라고 합니다. 그것은 몽골의 특징이기도 하지요. 약간 저승의 소리 같기도 한데, 그것과 악기가 같이 연주될 아주 독특한 음악이 될 것입니다. 그 외에 우리 민요 도라지를 편곡한 것을 같이 연주하고, 아방가르드한 곡 ‘카오스모스’에서도 같은 목소리 창법으로 함께 연주할 것입니다.
▷ 공연을 보시는 분들은 음악을 잘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호기심에서 오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번 공연 'North'에서 어떤 부분을 포커스를 두고 보면 공연을 잘 이해하면서 볼 수 있을까요?
▲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음악극인 것을 연장시키는 음악인데 대표적으로 첫 곡과 마지막 곡입니다. 작년부터 해온 것인데 바리데기의 신화에서 음악극을 만들고 있습니다. ‘바리데기’는 한국의 유명한 설화이지요. 바리데기가 버려진 아기이고, 그 슬픈 존재가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음악이 가슴에 와 닿을 것입니다. 제목은 ‘바람의 여행자’, ‘바리신화의 이야기’인데 둘 다 음악극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도라지와 낙타라는 곡입니다. 특히 ‘낙타’는 아주 신나는 곡으로 탱고 리듬을 사용하였습니다. 듣기 쉽고 멜로디가 있고 흥겹기도 하며 아름다운 곡입니다. 음악을 모르셔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굉장히 어려운 아방가르드 음악입니다. 가장 높은 차원의 음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박자, 멜로디, 화성에서 모두 해방이 된 독특한 음악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빙빙’이라는 곡입니다. 섬세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곡입니다. 바람곶의 리더인 박순화씨의 곡인데 아주 섬세하고 감성적이예요. 크게 4가지로 본다면 이번 공연에는 어렵고 난해한 곡도 있으며, 편안하고 쉬운 곡도 있고 이미지 음악극도 있습니다. 다양하게 감상하시면 됩니다.
▷ 이번 공연을 보면 쉬운 음악도 있고 아방가르드 음악도 있고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데, 공연이라는 것이 예술가를 지향할 수도 있고, 대중을 지향하는 공연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세워놓으신 그러한 철학이 있으시다면요?
▲ 아무래도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으로 가려고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관객들 때문에 실험을 하기가 힘들지요. 그래서 공연에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고 노력합ㄴ다.
▷ 요즘 활동하고 있는 젊은 국악인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대중화가 많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다보니 국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흉내만 겨우 내는 그런 경우도 많이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대중의 등을 돌릴 수 있게 될 것 같은데요, 바람곶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 어떤 컨셉이냐가 중요한 것인데, 바람곶이 추구하는 음악은 전통의 정신을 살리는 것입니다. 전통을 제대로 배워서 할 건 제대로 한다는 보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곶은 연주자 중심의 창작단체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연주자와 창작자가 이분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창작을 하는 연주자여야 한다는 것이 조건입니다. 우리의 음악은 상업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상업성이 있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외국사람이 한국에 와서 제대로 된 한국적인 음악을 보고싶다고 했을 때 볼 수 있는 팀, 외국에 나가서 최고의 연주자들과 연주를 했을 때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고 싶습니다.
▷ 음악극이라고 하는 것이 극이 있어야하는데, 바람곶은 어떤 극을 만들어가나요?
▲ 요즘에 뮤지컬이 많은데,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드라마가 중요하고 노래하는 사람이 또한 중요합니다. 그에 반해 음악극은 드라마가 덜 중요하고 노래가 꼭 없어도 됩니다. 음악으로 극적인 것을 표현하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극적인 것도 종류가 많아요. 꼭 드라마 중심이 아니어도 음악적 구조로 이미지가 그려지게 하는 그러한 음악극을 보게 될 것입니다. 바람곶의 시나리오는 곧 음악입니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미지 음악극이라고 해도 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요?
▲ 8월에 나가노에서 합창극을 합니다. 일본에 가부키 중 ‘요찌야 괴담’이라고 있습니다. 그것을 합창극으로 만들어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9월에는 저희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구요 그 이후에는 잠깐 휴식기를 가질 것입니다. 바람곶 멤버들과 실크로드로 한 달동안 여행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내년에는 해외로 많은 공연을 가질 것입니다.
▷ 공연을 보러 오시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공연을 하는 장소가 음악 전용 홀이 아니라 갤러리에서 하지요. 쇳대 박물관이 대학로에서 손꼽히는 건물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 공연을 보고 하면 무언가 말하고 있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정체되고 편안하게 살지 말고 항상 도전하라. 그런 말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여러 가지 많은 것을 느끼고 가시길 바랍니다.
편집부/백수진 기자 psj121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6월 7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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