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많이 바쁘실텐데 귀한 시간 감사하다. 서울뮤지컬컴퍼니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가? 또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철학이 있다면?
▲ 나는 어머니 때문에 ‘악극’을 개발했다. 그때는 내 어머니 세대들이 보고 즐길 거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 시절의 악극은 우리 윗세대들의 추억거리가 되었다. 우리의 악극도 뮤지컬이다. 하지만 그분들이 돌아가시면서 더 이상 악극은 발전되지 못하고 점점 사라졌다. 그 후 87년부터 롯데월드 소극장에서 외국뮤지컬 중 우수작품을 선정하여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브리핑하면서 공연했었다. 그때는 지금과 달라 외국작품을 누구든지 할 수 있었다.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레미제라블, 아가씨와 건달들 등 처음엔 외국의 유명한 작품을 기획하였다. 그렇게 했던 것이 오늘날의 남경주, 최정원(그때 당시 중고생 팬들이었다)을 만들었다. 그런 경험으로 13년전 ‘서울뮤지컬컴퍼니’를 만들어 내가 꾸려나가고 있지만 이 회사는 내 것이 아니다. 이곳을 기반으로 내 후배들이 더 성장하여 좋은 작품으로 이어가길 바란다. 사실, 지난 우리 예술계는 지나치게 주관적이었다. 우리 선배들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오셨다. 내 생각은 다르다. 뮤지컬은 스텝예술이다. 나 이외에도 누구나 만들 수 있다.
▷ 현재 우리 창작 뮤지컬계는 어떠한가?
▲ 우리 국민들은 뭔가 만들어 보고 싶은 욕망이 강한 것 같다. 자꾸 도전하고 창조해 보려고 한다. 일본만 해도 순수 창작 뮤지컬은 많지 않다. 그렇게 나도 외국에 갔다 오니 더욱 우리의 정서로 우리 것을 만들고 싶더라. 그래서 창작을 하게 되었다. 사실 지금 우리의 실력은 외국의 50%정도 밖에 안 된다. 하지만 그들의 허접한 작품보다는 우리들것이 훨씬 났다고 자부한다. 우리가 보는 외국의 작품들은 몇 십 년씩 공연되어져 계속 각색되고 연구된 작품들이다. 그런 작품들인데 어찌 좋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우리도 좀 더 연구하고 세월이 더 흘러 자꾸 무대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그런 작품들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창작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작품을 만들고 쇼케이스를 하고 트라이아웃을 통하여 수정과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보면 우리는 참 용감한 것 같다.(웃음)
▷ 우리의 정서와 우리의 것을 소재로 작품을 만든다면 어떤 게 있나?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것이 있는가?
▲ 외국의 명작을 우리화 시켜서 가는 것인데 대금과 해금 그리고 거기에 락이라는 음악장르를 접목시켜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무대 또한 우리 곡선의 미학을 넣어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예술적으로 해볼 수 있는 소재인데 외국에선 관심을 가지겠지만 우리의 관객들이 좋아할지 걱정이다. 사실, 몇해전 7억의 예산을 들여 외국 문학의 인물 ‘햄릿’을 저항적으로 풀어서 젊은 사람들을 기용하여 락이라는 음악장르를 사용하여 뮤지컬 <락햄릿>을 만들었다. 그때 CNN에 “동양의 젊은이들이 햄릿을 락으로 말하다”라며 7분정도 보도가 되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 많은 관객들이 뮤지컬 극장을 찾는데 사실 특정 스타에 출연하는 작품에만 편중되고 있다. 그 외엔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
▲ 지금 우리 뮤지컬 시장의 관객의 동향은 (인터넷 예매율을 보면) 70%가 여성이고 30%가 남성이다. 또 70%의 여성 중에서도 20대가 70%가 된다. 관객이 한 층으로 몰려있다는 것이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아직도 문화가 떠있다고 볼 수 있다. 관객층이 정착이 되려면 4-50대 관객들이 많아야 한다. 그분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 말고도 즐기면서 찾는 공연 문화가 확립이 되어야 한다. 4-50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작품을(예를 들면, 맘마미아나 행진! 와이키키브라더스 등) 만들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4-50대들은 음주문화에만 집중되어 있다. 이것을 문화로 돌려주어야 한다. 사실 젊은 층에서도 공연문화가 변질되어 연극은 뒷전이 되어가고 있다. 대학로에서도 장통 연극 공연은 사라지고 개그시장이 들어와 이것이 뮤지컬과 결합되고 있다.
▷ 그러면 한국 창작뮤지컬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객의 성숙도 필요하겠고 또 정부에서 산업적인 차원으로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한데 사실 영화에 비해서 공연계는 지원이 많이 미비한 상태이다. 어떤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받았으면 하는가?
▲ 우리 영화가 세계수준으로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는데 사실 어떤 면에서는 아직도 멀었다. 뮤지컬 또한 마찬가지이다. 뮤지컬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단기간에 돈을 벌려고 한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지원금은 정부측에서 제공되어져야 한다. 뮤지컬은 기초 제작비용이 많이 든다. 창작팀(작곡가, 대본가, 연출가 등)이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콘텐츠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 졌을 때 비로소 이익창출이 되는 것이다. 이런 개발비를 어떤 기업이나 개인이 다 떠안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지원이 효과적으로 필요하며, 지원이 된다면 그 방식은 여러 가지로 다양하다. 다만 지원받는 대상을 잘 선정해야 한다. 그 회사가 지속적으로 창작을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 엉뚱한 곳에 유용되어서는 안 된다.
△ 2007년도에 ‘서울뮤지컬컴퍼니’에서 준비 중인 공연은 어떤 것이 있나?
▲ <피터팬>이라는 어린이 뮤지컬을 준비 중에 있고, 뮤지컬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와 2004년 초연했던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12월 다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리고 새로운 창작 작품을 구상 중에 있는데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북한의 젊은이가 남한에 와서 연애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우리의 정서를 반영하여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 볼 것이다.
▷ 뮤지컬 제작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 당연히 콘텐츠이다. 스텝들과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역시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음악이 좋아야 한다.
▷ 뮤지컬계 진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 “큰 것부터 하려고 하지마라“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작은 것부터, 작은 무대부터 실험하고 연구해야 한다.
▷ 서울뮤지컬컴퍼니의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 나는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5년 후 쯤엔 우리의 정서에 맞고 우리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내 분수에 맞는 작품이 반드시 만들어질 것이다. 보는 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뮤지컬이 될 것이다. 관객들도 우리 창작뮤지컬에 대해 많은 애정과 관심 부탁한다.
<취재후기>
뮤지컬 <하드락카페>의 공연을 앞두고 극장 ‘용‘에서 김용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앞서서 여러 인터뷰를 마친 터라 많이 지쳤을 텐데도 특유의 유쾌함과 쾌활함으로 우리를 맞아주셨다. 김 대표는 우리의 공연문화가 자리 잡기 이전부터 뮤지컬의 기반을 다져오셨다. 또한 오랜 경험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우리의 뮤지컬이 이만큼 성장하는데 그 선두 역할하고 있다. 우리 창작 뮤지컬이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지만 자신보다 훌륭한 후배들이 더 발전시킬 것이며, 세계의 어느 것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뮤지컬 작품들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자부하였다.
이제 뮤지컬을 특권층만 누리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문화' 또한 인간 생활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대중의 깊숙이 자리 잡아 질적, 양적 성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뮤지컬컴퍼니와 김 대표는 그 성장의 중심에 서있었다. 10년 동안 성장한 뮤지컬 <하드락카페>만 보아도 충분하다. 앞으로도 이들은 ‘문화‘라는 거대한 산에 솔향기 짙게 풍기는 소나무처럼 깊이 뿌리내리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정임 / kong2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2월 24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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