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풍경이 2011년 1월 워크숍으로 올렸던 연극 ‘교수형’을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22일까지 ‘교사형’이라는 제목으로 바꿔 정보소극장에서 재공연 한다.

연극 ‘교사형’은 1968년, 일본의 천재감독 오시마 나기사의 영화 ‘교사형’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한 국가가 법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에게 폭력을 가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 ‘교사형’은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다른 영화들처럼 현실과 꿈이 넘나드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극중극을 행하는 등 다분히 연극적인 영화로 알려져 있다. 이 연극적인 영화가 연극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연극 ‘교사형’은 일본인 여학생 둘을 살해한 후, 언론사에 전화로 알린 재일교포 이진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당시 일본에서는 정치적 목적으로 미성년자인 이진우에게 증거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사형을 선고, 22살이 되던 해에 급하게 교수형에 처한 사건이다.

연극 ‘교사형’에서는 재일 한국인 R이 등장, 그는 사형집행 후 죽지 않고 살아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사형집행관들은 R의 기억을 되살려 자신의 죄를 깨닫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작품은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다룬 영화 ‘교사형’과는 달리 국가가 인간에게 가하는 차별과 폭력에 대해 조명한다.

연극 ‘교사형’은 판타지와 리얼리즘이 뒤섞이는 반란과 함께 음울하면서도 유머를 살린 블랙 코미디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만든 체제나 법률이 결국 국가를 위해 사용되는 모순을 사형 제도를 통해 파헤친다. 연극 ‘교사형’은 한 인간에게 괴물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국가라는 이름의 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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