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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신주쿠 양산박 김수진

 

 

지난 주 대학로의 한 공연장에서 뜻 깊은 공연이 열렸다. 바로 일본 전통극과 우리 국악의 만남 연극 <에에자나이카>이다. 그 가운데 극단 ‘신주쿠양산박‘을 이끌고 있는 제일교포 김수진씨가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국내 연극인들의 초청으로 <인어전설>, <바람의아들> 등 많은 국내 공연을 가졌으며, 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의 음악극 집단 ’바람곶‘과 함께 하여 그 의미기 깊다. 지난달 29일 공연장 로비에서 그를 만났다. 우리가 만난 그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 같았다. 공연을 통해 삶의 뿌리를 알고 그 중심에서 꽃을 피우는 그의 작품세계가 더더욱 궁금해진다.

▷ 귀한 시간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이 계시는 ‘신주쿠 양산박‘이라는 극단은 일본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극단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양산박’은 ‘수호지‘에 나오는 지명이름입니다. 신주쿠는 도쿄의 중심지 이죠. 저희 극단은 신주쿠 신사 공터에 실재로 천막을 만들어서 공연을 합니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이대로는 안된다 라고 느낀 사람들이 모여서 노는 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용감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렇다고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 <에에자나이카> 작품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이 작품은 1981년 영화로 개봉되었던 작품입니다. 저희 극단이 1980년에 만들어졌는데 연극으로 이 작품이 첫걸음이었죠. 이 작품의 배경은 에도말기시대에 일본이 아세아 사람으로서의 마지막인 시대의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그 이후의 일본은 서양을 많이 따라갔죠. 그렇기에 그때는 불행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도 광대들은 중심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들은 어디로 갈까 하는 그런 중심 말입니다. 물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판은 자기가 만들어야 합니다. 이극의 주인공은 너무 가난하고 비참할 때 자유의 장소로써 미국을 선택하고 실패합니다, 자유를 막았을 때 그가 외치는 말이 ‘에에나자이카’입니다. ‘괜찮지 아니한가, 그래도 좋아’이런 뜻입니다. ‘이대로는 안된다!’의 반댓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태어나면(불교적인 의미) ‘이대로는 안된다!‘ 입니다. 마지막장면에 주인공이 죽게 되는데 그 농민들의 희생이 누군가의 욕망에 의해서, 계급과 환경에 의해서 인간사회에서는 많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연극 및 문화인들이 느껴야 합니다.

▷ 2005년에도 이 작품 <에에자나이카>를 했었는데 그 때의 작품과 지금은 어떻게 다릅니까?
▲ 2005년도 공연 때 한국관객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뻤습니다. 그때와는 배역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내용도 많이 바뀌고 음악을 맡으신 원일 선생님이 너무 잘해주셨습니다. 일본까지 오셔서 작품을 보시고 그 호흡을 느껴서 음악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었습니다. 음악에 힘이 느껴집니다.

▷ 이번 작품을 ‘바람곶’이라는 한국의 음악극 집단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작업하면서 어땠나요?
▲ ‘바람곶’식구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원일씨 뿐만 아니라 멤버 한명 한명이 뛰어난 실력으로 너무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제가 국악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멋진 것 같아요.

▷ 6월에 다른 작품으로 한국에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작품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애비대왕>이라는 음악극이고 6월에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합니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도 할 예정입니다.

▷ 선생님께서 공연계에 들어오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 오래전 한국의 군사독재정권시절에 일본에서 김지하 선생님의 작품 <진오귀>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본 그 작품은 굉장히 큰 충격과 감흥으로 다가왔습니다. 김지하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죠. 그때부터 연극에 관심을 가져서 많은 연극 작품을 보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우리 재일 동포들은 어렸을 때부터,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어른들로부터 공부를 잘해서 의사나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고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알고부터는 공연으로 인해 인간됨을 찾고 뛰어난 교포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큰 힘을 쏟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많은 공연을 하셨는데, 일본의 관객들은 한국의 관객과 비교해서 어떻습니까? 다른 점이 있나요?
▲ 일본문화는 감추는 문화, 참는 문화입니다. 자기를 표현안하는 민족입니다. 음식도 소식으로 먹고 다양성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벚꽃이 활짝 피듯 관객들은 좋은 작품에는 폭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공연으로써 다가서면 그들 또한 에너지가 넘칩니다. 인간이라는 것은 다 똑같습니다.

▷ 일본은 공연에 대한 국가의 지원금은 어떠한가요?
▲ 지원금은 한국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저희 극단은 20년전에도 일본에서 지원금을 받아서 해외공연을 나갔습니다. 한국은 지원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외국에서 한국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좋은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한국도 훌륭한 문화가 많은데 세계인들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면 좋을텐데요..
▲ 물론입니다. 특히 한국의 전통 음악은 나는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해금, 거문고, 아쟁, 가야금 북 등 모든 악기들이 음색에 힘도 있고 자연의 목소리를 담는 듯 느껴집니다. 1과 2 그 사이 소리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음악은 현대극과 매우 잘 어울립니다. 저는 중저음의 거문고소리를 제일 좋아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제 작품에서 쓰인 한국음악을 들으면 다 놀랍니다. 한국은 그동안 국내에서만 열심히 했습니다. 이제는 그것을 외국에 가지고 나가야 합니다. 김덕수 선생님 등 외국에서 한국의 음악을 알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더 다양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 뮤지컬의 장르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뮤지컬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음악극은 원래 내가 하는 것이고 ‘양산박’의 의미도 그 형식이 춤과 노래에 있기 때문에 음악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극에 있어서 대사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대사를 노래로 하는 것보다는 음악을 많이 극에 도입함으로써 많은 효과를 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뮤지컬은 좀 더 가벼운 형태라 할 수 있는데 그 중간이 좋은 것 같습니다.

▷ 최근 한국은 공연계로 많은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는데요. 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의 작업은 많이 다릅니다. 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나요?
▲ 기초적인 것을 따라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실제 현장에서 아무 소용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호흡은 책상에서 배울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배워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머릿속에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일본은 학교가 거의 없습니다. 한국은 그런 점에서 많은 인력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목표를 높게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배우나 악사들은 평생 공부해야합니다. 배우들도 오늘의 이 대사를 어떻게 자유롭게 해야할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상황의 소화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것은 학교에서 못 배웁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후배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관계를 배우니깐 한국이 그런 면에서 문화의 질적인 면이 높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 관객과의 소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관객들도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일을 해야 합니다. 배우는 관객의 거울이 되며 배우 안에 관객 자신이 들어가서 해야 합니다. 춤과 노래는 관객이 본인이 한다는 생각을 하기 어렵지만 대사는 다릅니다. 관객과 배우가 같다고 느끼게 해 줍니다. 연극이 일생이나 일상 등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항상 사람은 ‘어디로 갈까?’하고 고민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배우나 관객이나 똑같습니다. 그런 것들을 원해서 관객이 오시니까 영화에는 없는 것들을 연극에서 보여줍니다. 우리 극단은 관객과 배우의 경계가 없습니다. ‘천막’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무대이기도 하죠. 극이 끝나고 나서도 관객들은 돌아가지 않으십니다. 술도 한잔씩 마시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을 서로 나눕니다. 그렇기에 같은 작품이라도 하루하루 매번이 다릅니다. 저는 한번 한 작품은 10년 이상 꼭 합니다.

▷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작품’이란 무엇입니까?
▲ ‘좋은작품’의 의미는 여러 면에서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배우’가 중심이 되어서 ‘배우’가 아주 멋지게 빛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연출가보다는 배우가 빛나야 합니다. 좋은 대사는 좋은 배우를 낳습니다. 그런식으로 극의 모든 면이 배우를 통해서 표현되므로 그들이 빛나는 무대가 더 좋다고 하겠습니다.

▷ 선생님께서 연극(혹은 음악극)을 통해 진정으로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 연극관객들이 많이 적어졌다고는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작품은 자신을 찾아서 또 하나의 자신과의 만남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평생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자기 안에 자신을 만나면 예술인으로써 진정 행복한 것입니다. 그것이 저희 연극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 김수진 연출/金 守珍 Kim Sujin
신주쿠 양산박(新宿梁山泊) 대표.
1945년생. 도쿄 출신. 동경대학 전자공학부 졸업.
니나가와스튜디오에 입사, 그후 카라 주로우의 「상황극장」에서 배우로 활동한다. 니나가와라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연출가와 카라라는 「언더그러운드 소극장」의 상징적인 인물로 불리는 연출가에서 직적 지도를 받았다.
그 후 신주쿠양산박을 설립. 연출가로서 활동한다. 텐트 공간, 극장 공간을 충분히 살려서 사용하는 다이나믹한 연출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1997년에는 호주 극립연극학교에서 특별강사로서 초빙을 받고, 세계에 통하는 연출가로서 평을 받는다. 1999년에는 뉴욕에서「소녀도시로부터의 외침(少女都市からの呼び声)」을 공연. 그후 콜롬비아대학 특별강사로써 시미주 쿠니오 원작의 「대기실」을 연출.
연출외의 활동도 많고, 연극 배우로서의 활동, 드라마, 광고출연 등 배우로서도 많이 활약하고 있다.
2001년 한일합작영화「밤을 걸어서(夜を賭けて)」에서 처음으로 영화 감독을 하였고, 2002년 11월, 도쿄 무사시노관(東京武蔵野館)을 시작해서 일본 전국으로 개봉되어 제57회 마이니치(毎日) 영화 콩쿨에서 스포츠 일본 대상, 2002년도 제43회 일본영화감독 신인상을 수상했다.


공정임 / kong2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4월 17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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