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탕, 그것은 흔히 영화속에서 많이 통용되는 단어다. 크게 한 탕하고 손을 씻는다든지, 이번을 마지막으로 이쪽을 떠난다는 그런 말은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다. 여기 마지막으로 크게 한 탕하려는 이들도 영화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별반 다를게 없다. 다만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이가 지극한 중장년층이라는 것이다. 옥살이 중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두 명의 늙은 도둑 앞에는 이전과 다른 삶이 놓여있다.

옥살이를 하느라 집이니 뭐니 그들이 손아귀에 쥐고 있는 것이라고는 없다. 그런데 이제 백발이 성성해 돈을 벌기도 시원찮은 나이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둘은 노후대책을 위해 마지막으로 한 탕을 노리기도 한다. 큰 마음 먹고 일을 시작한 두 사람은 적당한 곳을 골라 들어가게 된다. 그들이 선택한 곳은 바로 ‘그 분’의 미술관이다.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그곳에서 작품의 가치를 알리 없는 두 늙은 도둑은 금고만을 노린다.

금고 앞에 서서 옥신각신 끊임없이 다투던 두 늙은 도둑은 결국 경비견에게 붙잡혀 수사관에게 끌려가고 만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고 했던가. 그들은 이 말에 타당성을 부여하며 마지막 한 탕이고 뭐고 이대로 다시 감옥행할 위기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수사관은 두 늙은 도둑에서 있지도 않은 범행배후와 사상적 배경을 밝혀내려 한다. 범행배후도 사상적 배경도 있을리 없는 두 도둑은 포복절도 변명만을 늘어놓는다.

단지 노후를 편히 보내고자 했던 두 도둑은 무사히 풀려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1989년 초연 당시 배우 강신일, 문성근 출연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명계남, 박광정, 박철민, 이대연이 참여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거쳐갔다. 2008년 연간 연극 예매순위 1위, 2009년 골든티켓 파워상 대상을 차지하며 막강한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오는 2월 11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차이무 극장에서 다시 관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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