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가게를 운영한다면 꾀부리지 않고 바지런하게 일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이 Bar의 주인은 좀 남다르다. 뼛속부터 자유인인 이 주인은 자기가 문을 열고 싶을 때 열고, 자기가 닫고 싶을 때 문을 닫는다. 혹 ‘손님 중에 누가 가게를 찾았다가 그냥 가면 어쩌나’하는 고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이 바텐더는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할 뿐이다. 누가 뭐래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간다.

마음 내키는 대로 가게 문을 연다지만 이 Bar에도 매니저는 있다. 하나밖에 없는 매니저가 바텐더에게 닦달하고 타일러도 보지만 그는 꿈적도 않는다. 어딘가 주인과 점원의 위치가 바뀐 듯한 느낌이 든다. 둘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점원은 점원일 뿐 바텐더는 매니저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바텐더는 늘 비판적인 농담과 여유를 빙자한 빈둥거림을 즐긴다.

바텐더의 행동은 손님 앞에서는 더욱 가관이다. 그는 무알코올 칵테일을 마시고 술에 취해 잠을 자기 부지기수다. 이처럼 독특한 Bar에 조금 특별한 일이 생겼다. 늘 비어 있던 프러포즈 석에 웬일인지 하나둘씩 커플들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프러포즈 석이라니 불규칙적으로 문을 여는 이 Bar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손님들은 프러포즈 석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주인은 이제 무알콜 칵테일이 아닌 커플을 안주 삼아 떠들다가 잠이 든다. 잠결에 바텐더는 잠꼬대하는데, 그는 대체 무슨 꿈을 꾸는 것일까? 자유로움 속에 숨겨진 그의 실체가 궁금하다.

연극 ‘씨어터바 꿈꾸다’는 ‘왜 연극은 꼭 무대에서만 볼 수 있을까?’, ‘무대와 객석은 떨어져 있어야만 할까?’, ‘관객이 배우가 될 수는 없을까?’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고자 극단 씨어터바 꿈꾸다에서 만들게 됐다. 틀에 박힌 생각을 버리고자 하는 이 공연은 배우와 관객이 공존하며 허구와 실재가 혼재한다. 연극 ‘씨어터바 꿈꾸다’는 대학로 씨어터바 꿈꾸다 전용관에서 오픈 런으로 공연 중이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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