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은 누구나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일지라도 내면 깊은 곳에서는 외로움을 느낀다. 뮤지컬 ‘콘보이쇼’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자아를 찾아 헤매이는 ‘사리’가 있다. 귀여운 외모의 사리는 여섯 명의 시인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여섯 명의 시인은 그를 친구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울고 보채고 조르며 그들과 함께 하려 한다.

그의 눈물에는 고독과 외로움이 뒤섞여 있다. 시로써 온전한 자신으로 존재하는 여섯 명의 시인이 부럽다. 사리 역시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알프레드 디 수자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시를 늘 가슴 속에 품고 다닌다. 사리의 외로움의 근원은 자아정체성에서 오는 듯하다. 그가 여섯 명의 시인을 동경하는 것 역시 그들의 뚜렷한 자아정체성에 있다. 사리는 여섯 명의 시인 틈바구니에 끼려 하지만 그들은 쉽사리 사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귀여운 얼굴에 드리운 슬픔은 그를 한순간에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일순간 총을 꺼내 여섯 명의 시인을 협박한다. 그런 사리에게서 진한 슬픔과 고독의 향기가 묻어난다. 객석을 모조리 휩쓸고도 원하는 바를 달성하지 못한 그는 울부짖는다. 결국 사리의 진실한 마음은 폐쇄적인 여섯 명의 마음을 열고 시인 모임의 합류하게 된다. 이때부터 보이는 사리는 밝고 생동감이 넘친다.

무대를 펄떡거리며 존재감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이전의 사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긍정 에너지를 내뿜는다. 뮤지컬 ‘콘보이쇼’에서 가장 동적인 인물이다. 잔뜩 웅크리고 있던 사리가 기지개를 켜자 공연도 날개를 달고 무대를 훨훨 난다. 사리는 자아정체성을 확인한 순간부터 어엿한 자신으로 존재하며, 여섯 명의 사이에도 확고한 위치를 다져나간다. 사리는 슬픔을 간직한 인물에서 그 슬픔을 극복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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