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즐겨보지 않아도 누구나 ‘점프’라는 공연명은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하다. ‘점프’는 2004년 초연을 시작으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장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 공연은 한국의 전통무예인 태권도와 태껸을 소재로 신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이뿐만 아니라 고난도의 아크로바틱과 코미디를 혼합해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난 7월 1일부터 IBK 점프 서울 전용극장에서 공연 중인 ‘점프’는 무술 고수 가족에게 특별한 손님이 찾아오며 시작된다. 손님은 딸에게 첫눈에 반하고 샌님으로 보이는 청년을 가족은 탐탁지않아 한다. 그런데 이 샌님 무술 좀 한다. 과연 샌님은 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술 고수 가족네 도둑까지 든다. 가족보다 그들에게 찾아온 도둑이 걱정된다. 과연 도둑은 무사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2004년 초연 당시 포스터는 날렵한 글씨로 점프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글씨 뒤로는 음영을 줘 움직이는 듯한 역동적인 느낌이 들도록 했다. 다른 건 없다. 넌버벌 퍼포먼스라고 적혀 있지만 그게 뭔지 생소하기만 하다. 포스터만 봐서는 당최 무슨 공연을 홍보하는 포스터인지 가늠할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2004년 포스터에는 공연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제한돼 있고 ‘점프’라는 공연 제목만 내걸었을 뿐이다.

2006년 사용된 포스터는 ‘에딘버러 프린지 박스 오피스 1위’라는 글귀가 제일 먼저 시선을 이끈다.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매해 8월에 진행되는 행사로 코미디, 연극, 뮤지컬, 댄스, 오페라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선보이는 축제다. ‘점프’는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제치고 당당히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거다. 이전의 포스터와 달리 유머와 무술을 통한 세계 정복이라는 글귀로 웃음을 주는 공연이라는 것을 살짝 귀띔해준다.

2007년 포스터 역시 많은 정보를 주진 않는다. 늘 그랬듯이 점프라는 글귀는 크게 자리를 차지하며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글씨 속에 무술을 선보이는 듯한 남자가 보인다. 양팔을 쭉 뻗고 다리를 구부린 그는 마치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그림 하나로 이 공연이 무술과 관련된 것임을 눈치챈다. 게다가 밑에는 Comic Martial Arts Performance라고 적혀 있어 코믹과 무술을 그리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거라는 것을 짐작게 한다.

이번 포스터는 한층 유쾌해졌다. 빨간 바탕의 포스터는 점프의 에너지와 강렬한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점프라는 글귀는 그 크기와 색이 살짝 바뀌었으나 2007년에 사용한 문자체를 고스란히 옮겨왔다. 포스터에 인물을 등장시켜 공연을 한층 친절히 알려준다. 익살스러워 보이는 9명의 인물이 도복과 봉 그리고 칼을 들고 있어 무술 꽤나 할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허나 그들에게는 무술인에게 느껴지는 위엄과 근엄함은 없다. 다들 옆집 아저씨, 옆집 언니와 같은 친근하고 재밌는 표정이다. 과연 그들이 관객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입을 쩍 벌릴 만큼 놀라운 무술과 와르르 쏟아지는 웃음이 뒤범벅된 점프는 오는 9월 30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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