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아시스세탁소는 내가 없으면 안돌아가!’.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배우 한재영은 꼭 이렇게 소리 칠 것만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이 작품에서 유쾌한 조연 염소팔로 분해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가장 재밌는 장면을 뽑아달라고 부탁했더니 대뜸 염소팔이 나오면 다 재밌단다. 두서없이 던져지는 질문에 똑같이 두서없는 대답으로 응수하는 배우 한재영, 그는 솔직함이 매력이다.
- 염소팔을 넘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고3이 되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다. ‘나는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 어렸을 적엔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이 있었다. 그러나 고3쯤 되면 누구도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 않는다. 우습게도, ‘현실’을 직시하는 눈이 생겼다고나할까? 배우 한재영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3이 되자, 슬슬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고등학교 때 자율학습을 빼준다 그래서 연기 학원을 등록했어요”. 진로에 대한 고민에 비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다. 원래 연기 학원을 등록할 마음이 있었는데 때마침 선생님께서 자율학습을 빼준다고 한 건지, 아니면 진짜 자율학습을 빼먹기 위해 연기 학원을 등록한 건지는 미처, 물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연극배우의 길을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할 줄 아는 게 이것 뿐이라서요” 그의 말이다. 하긴, 글 쓰는 거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기자가 된 사람도 있듯 배우 한재영은 할 줄 아는 게, 연기뿐이라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그가 연기하는 염소팔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사람이다. 염소팔의 매력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염소팔이 거짓말을 했어요. 근데 다른 사람들은 얘가 거짓말 한지 다 알아요. 염소팔은 그것도 모르고 또 속였다고 좋아하죠”. 염소팔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산만한 덩치에 뽀글머리, 전라도 사투리로 무장된 염소팔은 보여지는 겉모습과 달리 무척 귀염성 있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매일 같은 연기를 반복하다보면 지루할 만도 하지 않을까. 그는 어떤 마음으로 매회 공연을 올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앞으로 누가 염소팔을 또 다시 하게 되더라도 나만큼 잘하는 배우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목표를 내비쳤다.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염소팔을 연기했고 앞으로도 또 누군가가 제2·제3의 염소팔을 연기하겠지만, 그의 바람처럼 염소팔하면 한재영, 한재영 하면 또 염소팔이 동시에 떠오르는 멋진 배우로 남길 기대해 본다.
염소팔을 비롯한 개성 넘치는 주·조연으로 18만 관객을 동원한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오아시스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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