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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냄새가 난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작가 ‘김정숙’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작가 ‘김정숙’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대표이기도 하다. 1989년 극단을 만들고 연극 ‘반쪽이전’을 올린 이후로 번역 작품은 단 한 차례도 올린 적이 없는 그녀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이처럼 창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고요하지만 매력 있는 여자 ‘김정숙’에게 계속해서 창작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녀의 창작품인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시작은 당시 그녀가 고민하고 붙잡고 있었던 한 가지 화두, 단 한 문장에서부터 비롯됐다고 한다.

-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세탁소’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담고 있어요. 연극의 모티브를 연출가 ‘권호성’이 제공했다고 들었는데 그 모티브에 대해 들었을 때 딱, ‘이거다!’라는 느낌 같은 게 있었나요?

먹히겠다는 느낌 보다는 그 때 제가 가지고 있었던 화두하고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지금도 세상이 어렵다고 하잖아요? 사람들이 그런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힘이 뭘까,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게 잘 매치가 된 거죠. 아, 그렇다면 세탁소 아저씨를 통해서 내가 풀어보고 싶었던 숙제를 풀어야겠다, 그렇게 됐어요.

- 집필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나요?

처음 세탁소에 관한 얘기를 듣고 리서치 단계에서부터 시작해서 한 1~2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이 작품 같은 경우는 2003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장기 공연되면서 점점 익어간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익는다’는 건 불필요한 건 떨어져 나가고 남아야 될 것들만 남아서 열매가 만들어진다는 뜻이에요.

- 작품을 쓰시면서 실제로 세탁소를 많이 방문해 보셨나요?

세탁소를 모르거나 내가 세탁소의 손님을 모르거나 세탁소의 애환을 모르면서 세탁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쓸 수 없죠. 적어도 세탁소에 가서 세탁소 주인들과의 대화를 나눠본다든지 이런 건 필수라고 생각해요. 작가가 작품을 그냥 쓰는 것 같아도 그렇지 않거든요. 인물에 대한 감동을 받고 공감을 했다는 건 그 인물을 안다는 이야긴데 누구를 알 수 있을 때까지는 거기에 들이는 공덕이 필요해요. 정성과 그 인물에 대한 공경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거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내 입을 빌어서 할 수 있는 거니까요.

-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의 주인공 ‘강태국’은 소시민이지만 언제나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애를 써요. 작품을 쓰기 위해 만났던 세탁소 주인들이 연극의 주인공 ‘강태국’과 많이 닮아 있었나요?

많이 흡사했어요. ‘오아시스세탁소’ 주인 ‘강태국’이 세탁소 주인답지 못했다면 관객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겠죠.


- ‘꽃보다 남자’라든지 ‘아내의 유혹’처럼 요즘 트렌드는 ‘막장’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그 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사랑해주시는 이유는 뭘까요?

사람은 똥도 싸고 아름다운 것도 먹고 꽃도 보면서 살듯이 이제 막장도 있고 통속적인 것도 있고 다양하게 있는 거겠죠. 사람들이 아무리 막장이 통쾌할 수 있어도 가끔씩 내 인생이 뭘까, 라고 고민할 때 찾아갈 극장이 있다는 건, 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죠. 적어도 삼 년 전에 내가 보고 좋았었던 연극을 삼 년이 지난 후에 또 와서 안심하고 볼 수 있다면 좋지 않겠어요?

- 본인이 생각할 때 내가 쓴 작품이지만 내가 봐도 ‘재밌다’라고 느껴지는 장면이 있을까요?

재미있다기 보다는 작가로서 느낌 있는 걸 많이 존중하거나 찾는 편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단 저는 이미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어요.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있겠어요? (웃음)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 인물들이 세탁기에 들어가서 세탁이 되어서 나왔을 때의 모습이 어떨까, 라고 쓰면서도 궁금했는데 우리 연출가와 배우들이 잘 만들어 줘서 그 장면을 가장 인상 깊게 생각하고 좋아해요.

-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이 내년도부터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게 됐어요. 축하드립니다.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설명해주세요.

일단 금성 출판사측에서 저희 극단의 작품을 선택해주신 것만 해도 저희는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해요. 일단 교과서에 실리게 되는 과정 자체는 매우 어려워요.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직접 작품을 보시고 중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직접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수정하는 과정이 있었고, 또 검정을 받는 과정에서 심사를 하는 여러 가지 절차들을 거쳐서 한 1년 정도 시간이 흐른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이 교과서에 실리게 된 의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희곡이 공연되고 있는 극장에 와서 문화를 찾게 되고 공연을 보게 된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을 갖게 하는 일이죠. 교과서에 실렸지만 자기가 그 작품을 볼 수 없는 것과 교과서에 실려 있는 작품을 실제적으로 대학로에서 볼 수 있다는 거는 ‘체험’이라는 모티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일인 것 같아요.

-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2003년 초연 이후, 그리고 2005년 대학로에서 초연 이후 지금까지 장기공연 되고 있어요. ‘오아시스세탁소’의 영업은 언제까지 계속 될 것 같으세요?

관객이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요. (웃음) 계속 거듭나야하고 거듭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떠한 창조도 혼자 만들어지지 않아요. 연극이 관객과 만나서 그 즉시에 일어나는 소통의 느낌이 바로 창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더 이상 이 얘기는 듣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 않아, 라고 한다면 그 땐 하지 말아야죠. 창조를 이룰 수 없거나 사랑을 만들 수 없거나 소통할 수 없는 작품을 계속 할 순 없어요.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연극이다. 그걸 쓴 김정숙 작가의 마음도 풀 한 포기처럼 수수하고 담백하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작품의 전용관인 ‘오아시스 극장’에서 관객들이 찾는 한 OPEN RUN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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