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서울국제공연예술제(이하 스파프)가 오는 9월18일부터 10월19까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아르코예술극장,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서강대학교 메리홀, 드라마센터, 구 서울역사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8회를 맞이하는 스파프는 ‘충돌과 조화 - SPAf is SPArk(스파프 이즈 스파크)’를 모토로 우수한 국내작품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해외 유명 작품들을 초청하여 13개국 39단체 총 38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따라서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전 세계 모든 장르의 공연이 만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총 지휘를 맡은 김철리 예술감독을 만나봤다.
-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올해로 8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영국의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이나 프랑스의 아비뇽축제와 같이 스파프 역시 점차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축제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요. 지난 축제 때와 비교해서 올해 반응은 어떻습니까?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 부끄럽지만 반응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스파프가 크게 대중성을 지닌 축제는 아닙니다. 실내를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축제가 대중성을 갖기는 어렵죠. 여러 언론이나 주변에서 우리 축제를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과 아비뇽축제하고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우리 축제는 그것들과는 조금 틀린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두 축제 같은 경우는 극장외 공연을 중심으로 한 것이 많고, 메인작품은 우리보다도 숫자가 적습니다. 또 축제가 가진 역사성과 도시 자체의 분위기도 다르죠.
- 김철리 예술감독께서는 3년째 예술감독을 역임해오고 계신데요, 지난 경험으로 미루어 이번 축제를 준비하시면서 특히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자 하셨나요?
가장 시급했던 것은 저희 축제를 국내외적으로 많이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현재까지는 스파프가 국내보다 국외로 더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이는 여러 나라의 예술 종사자들을 만나고, 국외에서 개최되는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예술감독을 맡아온 지난 3년 동안 예술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감각적이거나 장식적인 쪽으로 치우친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저는 우리 삶과 사회에 대해 깊이 통찰하는, 더 인본적이고 철학적인 생각을 가진 작업자들의 작품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 한국, 아일랜드 공동제작 프로젝트 ‘Under the Roof’
- 작년 스파프와 올해 스파프 중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매년 저희가 추구하는 일이지만, 올해 역시 좀처럼 발 닿지 않는 곳들의 공연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스파프는 국제공연예술축제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 국가에만 편중되면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발품을 많이 팔아, 그 지역의 특색을 갖고 있으면서도 국제적인 보편성을 획득한 작품들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작년과 다르게 이번에는 남미의 작품들이 더 추가됐습니다. 지역적으로 점점 확장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 2008 스파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무엇일까요?
스파프는 특히 평소에 공연예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던 관객들에게 더 없이 반가운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스파프에 초청된 작품들은 우리가 그동안 봐왔거나, 이미 한국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힌 작품들과는 다른 것들 입니다. 따라서 이번 축제가 우리 공연문화에 자극을 주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좋은 작품을 공연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내용이나 형식 모든 면에서 우리가 봤을 때 새롭고 신선한 작품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 이곳 저곳에서 크고 작은 축제들이 수 없이 개최되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 스파프는 어떤 성격의 축제인가요?
우리 사회에 ‘축제’라는 단어에 대한 오해가 약간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축제라고 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왁자지껄하고, 장터도 벌리고, 술도 한 잔 해야, 그게 바로 축제라고 생각하죠. 저는 축제의 개념을 조금 다르게 갖고 싶습니다. 물론 이러한 난장문화도 좋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하는 난장질도 있다는 것입니다. 무대와 내가 만나면서 동요가 이는 것, 격동하는 것, 관객들 모두 조용히 앉아있지만 가슴은 다 뛰는 거죠. 그것도 하나의 축제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스파프는 머리에서 일어나는 축제입니다.
― 이번 질문은 스파프와는 조금 관계없는 질문일 듯싶습니다. 김철리 예술감독의 개인적인 시각을 묻고 싶은데요. 스파프의 예술감독으로서 현 공연문화의 흐름을 어떻게 분석하고 계십니까?
지금은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스타일이 있다. 저런 스타일이 있다’라고 단정 짓기에는 힘든 세상입니다.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타 장르와의 결합이 많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겉돌거나 어색한 작품들도 많습니다. 또 반면 이러한 시행착오를 거쳐 드문드문 발견되는 수작들도 있고요.

△ 한국, 호주 공동제작‘잃어버린 풍경들’
- 올해 스파프가 끝나게 되면, 이제 그 다음의 스파프를 위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저희의 목표는 스파프가 ‘세계를 바라보는 창, 세계로 나아가는 문’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창으로서의 기능은 어느 정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남아있는 과제는 ‘나아가는 문’의 과제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아직 시작단계인데요. 자체제작이나 공동제작 작품을 확대하려고 계획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창’의 역할을 하기에 정신없이 지내왔다면 이제는 ‘문’으로 조금 더 힘을 줘보자 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좋은 극장과 좋은 단체를 만나 좋은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당장 내년까지는 힘들 것 같고 스파프가 10주년이 되는 2010년을 그 기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삶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공연예술보다 더 공연예술 같은 게 사실입니다. 또 뿐만 아니라 워낙 TV나 영화의 천국이다 보니, 이런 공연예술에는 관심을 잘 안 가져주시는데요. 1년에 한 번 정도라도 한 두어 시간 정도 골치 아파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색다르고 신선한 골치 아픔을 느껴보자 하는 과감함, 배짱을 가지신 관객 분들이시라면 이번 축제가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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