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여름 대학로 스타시티 극장에 정착해 시원한 웃음과 함께 ‘안티자살열풍’을 몰고 왔던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사랑 덕에 연장 공연에 한창이다. 오는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세익스피어 극장에서 계속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방문한 세 인물을 중심으로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자살 문제를 신날하게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제작팀들은 말한다. “자신하건데, 이 연극을 본 후에 자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관객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아니 대체 어떤 작품이기에? 혹, 자살을 꿈꾸고 있는 당신! 일단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공연장을 찾아봄이 어떨는지……. 뭐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우리를 꼬집는 ‘죽여주는’ 블랙코미디, 웃기고 아프다!★★★★★
시작에 앞서 사회자가 공연의 설명을 시작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로 인해 ‘죽음’이 하나의 흥미 거리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라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와 맞물려 제작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자살을 모티브로 한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자살을 원하는 여자 주인공이 찾은 가게에는 영원히 잘 거야를 줄여 만든 ‘영자야’, 누워서 떡 먹고 죽기, 논개처럼 죽기 등 고전적인 자살 방법에서부터 황당하고도 기발한 자살 방법에 이르는 이른바 ‘자살 상품’이 총망라 돼 있다. 이렇듯 죽음과 자살이라는 무거운 담론을 돌연 개그의 전당에 안치시켜버린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그들만의 씁쓸한 코미디를 이용하여 자살이 흥미가 되고 상품화 되어버린 사회의 현 주소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것이다.
어디로 튈지 몰라!★★★★☆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의 배우들에게는 출연료 외에 ‘자살수당’이 따로 필요할 듯싶다. 자살을 풍자하려다 오히려 본인들이 죽음의 문턱으로 가버리니 말이다. 스턴트맨의 도움 없이(?) 몸소 ‘누워서 떡 먹고 죽기’의 시범을 보임은 물론, 남이 질겅질겅 씹다 뱉은 떡을 먹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진정 몸과 마음을 마쳐 연기에 충성을 다하는 배우들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것들이 모두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진행된다는 점! 배우들의 순발력 있는 개그와 공연장 안의 폭소는 진정한 ‘관객과의 소통’이었다. 연기에 대한 성실함과 개그 센스까지 모두 갖춘 배우들이 가득한,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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