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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예측을 깨는 작품 ‘아타미 살인사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어지다 끊어지고 끊어졌다가도 이어지는 것, 그것이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의 힘이다. 한마디로 말해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은 고속주행 중인 롤러코스터를 떠올리게 만든다. 서서히 오르막을 오르다가도 갑자기 추락하고 옆으로 비틀다가도 쉼 없이 회전하는 그 기구만큼이나, 이 작품의 스토리는 격정적이고 산뜻하며 연결과 꺾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사실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의 주 스토리는 간략하다. 일본의 해변가 아타미, 그곳에서 한 여성의 사체가 발견되었고 이 사건의 주 용의자로 지목받고 있는 모모따로는 피해자와 고향 친구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연극은 이러한 사실들을 이용해 살해의 범인을 밝히기 위한 형사들과 용의자 모모따로가 대치하고 있는 취조 현장으로 옮겨 간다.

주 스토리로만 보자면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은 일종의 수사물이다. 이 작품 역시 여타의 수사물들처럼 사건의 발생으로 시작해 그것의 결말로 끝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은 조금 색다른 옷을 입은 수사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21세기의 다양성과 포스트모던함을 입은 수사물 말이다. 헌데, 이 시점에서 이 작품의 원작이 20년 전에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작품 앞에 다양성이니 포스트모던함이니 하는 수식어를 붙였던 것은 다른 작품과 선을 긋고 있는 차별성이 여느 수사물 같지 않고 조금 더 발전된 형태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형사들은 ‘누가 살인을 저질렀는가’가 아닌 ‘누가 어떤 살인을 왜 저질렀는가’에 집착하는 인물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인위적으로 사건을 조작해서라도 모모따로의 살인을 조금 더 자극적이고 아름답게 꾸미고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즉, 살인이라는 흉악스러운 사건에서마저 미학을 중요시하는 등장인물들의 사이코스러움이 이 작품을 일반 수사극으로 평가할 수 없게 되는 이유다.

여기에 극의 흐름과 관련 없이 아무 때나 등장하는 춤과 노래의 판타지성은 축 늘어지던 스토리가 다시 가볍게 튕겨 올라가는 역할을 했다. 또 이러한 연출을 이용한 배우들 역시 마치 활시위를 잡아당기고 있는 사수처럼 쉼 없이 어둠으로 치닫는 스토리를 웃음과 해학으로 버무리며 작품의 경중을 조절했다.

하지만 경(輕)에서 중(重)으로, 또 중에서 경으로 넘어갈 때의 갑작스런 우회가 약간 터무니없고 어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따라서 일본 작품의 색다름을 많이 접하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정형적인 구조를 탈피한 이 작품의 진행이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지난 2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유라고 한다면, 관객들은 언제나 신선한 작품을 마다하지 않고,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이야 말로 당신이 전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신선하고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 25일 ~ 11월 30일, 상명아트홀 2관, 평일 8시/ 토, 일요일 4시, 7시/ 월 쉼, 일괄 1만 5천 원, 문의 02-3673-5580)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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