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지난 10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공연되었다. 2008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해외초청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연출가 아냐 로스의 자극적이고도 탁월한 해석이 만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속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왕자의 달콤한 키스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인물로 비쳐줬다면, 연극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그 뒤에 숨겨진 다소 불편하고 시큼한 진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동화의 스토리대로 기본 플롯을 유지하되 여기에 좀 더 깊은 인간 내면에 대해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들이 입장을 할 때부터 공중에 띄워진 듯한 포즈로 관객석을 응시하는 공주의 모습은 그녀의 잠이 결코 평온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이 작품 안에서 공주는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며 독립적인 개체로서 인정받기를 원하는 인물로 표현되고 있다. 페미니즘 작가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전체적인 흐름은 크게 대사와 무대장치, 소품, 그리고 영상 등의 요소가 더해져 주제에 더욱 힘을 싣는다. 여기에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대사들은 왕자와 공주가 서로에게 쏟아내는 비난임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기도 하다.
연극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그리고 심적으로 세 번 관객들을 자극시킨다. 다양한 오브제의 사용과 주제를 강조해주는 조명의 사용, 관념적 대사와 유로비트 풍의 음악이 어우러져 현 시대에 맞는 관점으로 자아에 대한 고찰을 돌아보게끔 해주는 것이다. 탄탄한 원작에 날카로운 연출, 그리고 단 두 명의 배우가 만들어낸 작지만 큰 무대, 연극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으로 남겨졌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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