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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연극 ‘폭풍의 언덕’,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히스클리프적 사랑

 

연극 ‘폭풍이 언덕’이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인간적인 사랑을 넘어선 영원불멸의 영적(靈的)인 사랑, 또는 집착과 욕망으로 얼룩진 한 인간에 대한 광적(光跡)인 사랑을 사실감 있게 보여준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작품에서는 히스클리프라는 인물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도 슬픈 사랑이야기를 전한다. 어떤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가는 쉽게 알 수 없지만 작품에서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을 향해 보여준 죽음을 넘어선 사랑은 진정한 사랑의 완성본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작품은 캐서린이 죽은 지 20년이 지난 후의 모습과 과거의 모습이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히스클리프가 캐서린의 집에 오게 되면서 첫 만남의 시작을 알린다. 극 중 캐서린의 오빠인 힌들리는 히스클리프를 괴롭히며 폭력을 일삼는다. 하지만 히스클리프는 늘 캐서린이 함께 하기에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다고 전한다. 이처럼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 했던 이들은 점점 상대방에 대한 강한 이끌림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뭔지도 모른 채 자연스럽게 애착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극 중 캐서린이 말했다. ‘히스클리프는 나보다도 더 내 자신이고 우리의 영혼은 하나라고…….’

성공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히스클리프는 에드가와 결혼한 캐서린을 보고 강한 질투심과 배신감을 안게 된다. 그래서 그는 캐서린이 보는 앞에서 에드가의 동생 이사벨라와 결혼해 그녀를 불행으로 이끌어내며 복수를 시작한다. 결국 캐서린의 죽음으로 히스클리프의 복수극은 끝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의 증오는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아마도 캐서린의 죽게 되자, 그의 슬픔이 극에 치달아 더 큰 증오로 변해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히스클리프는 그 증오의 마음을 캐서린과 에드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캐시와 자신을 괴롭혔던 힌들리의 아들인 헤어튼을 자신의 옆에 두고 고통을 줌으로써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무엇을 해도 삶의 기쁨을 얻지 못한 채 유령 캐서린만을 쫓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히스클리프의 계산적인 추악한 모습 속에 지나치게 여린 순수함을 발견할 수 있다.

작품에서 보여진 히스클리프의 모습은 입체적으로 각기 다른 두 가지 성향을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은 사랑과 증오, 차가움과 따뜻함, 순수함과 악랄함 등 한 인물 속에 이렇게 다중적인 성격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극 중 히스클리프 역을 맡은 배우는 이러한 그로데스크적 성향을 표현해내기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 위 배우는 히스클리프 그 자체로 보여질 만큼 작품 안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영혼을 울리는 히스클리프, 그 지독한 사랑의 본보기를 보여준 그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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