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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프리뷰] 1억 8천만 원짜리 그림 앞에 놓여진 사나이들의 우정과 수다, 연극 ‘아트’

 

연극 ‘아트’를 소개하기에 앞서,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는 몇 명이며, 그들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느냐고 말이다. 혹시 반지르르한 우정을 포장지 삼아 당신 안에 도사리고 있는 친구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 등을 숨기고 사는 것은 아닌지……. 당신은 진정으로 친구를 위하고, 생각하며 그들과 ‘친(親)’한가?

연극 ‘아트’ 는 현대 프랑스 희곡의 정점에 서있는 작가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의 대표작이다. 1994년 프랑스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그 해 몰리에르어워드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고, 1996년 영국을 필두로 뉴욕, 폴란드, 이스라엘, 포르투갈, 남아메리카에서 공연되어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와 관객들의 열화 같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연극 ‘아트’는 자국인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권위 있는 상을 석권하는 등 최고의 연극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국내에서는 2004년 대학로 입성 이후 총 9번의 팀이 꾸려졌고, 12만 관객이 다녀갔다. 한마디로 연극 ‘아트’는 국내 연극계의 흥행작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오는 10월 공연으로 10번째 팀이 꾸려지는 연극 ‘아트’의 컨셉은 ‘원조아트의 화려한 귀환’이다. 정보석, 이남희, 정원중,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 등 쉽사리 볼 수 없는 국내 최고의 배우들 여섯 명이 연극 ‘아트’를 위해 한 무대에 뭉친 것이다. 더불어 이들 여섯 명은 이미 연극 ‘아트’의 무대에 수 차례 오른바 있는 원조 배우들이다.

연극 ‘아트’의 이야기는 수현이 구입한 수상한 그림에서부터 시작한다. 수현이라는 이름의 친구가 그림을 하나 샀다. ‘하얀색’ 바탕 위에 ‘하얀색’ 선이 있는 ‘하얀색’ 그림이다. 그저 하얀색 캔버스와 다름없는 이 그림의 가격은 (놀라지 마시라) 무려 1억 8천만 원 이란다. 그리고 어느 날 그의 친구 규태가 수현의 집을 방문했다. 1억 8천만 원짜리 그림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니 이게 왠걸? 그림은 온데 간데 없고, 하얀색 캔버스만 떡 하니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그림 같지도 않은 이 그림을 위해 무려 1억 8천만 원을 뉘집 개 이름처럼 사용해버린 수현에게 부아가 나지 않을 사람 몇 없을 줄로 안다. 규태 역시 그랬다. 그리고 여기에 평소 규태가 수현에게 품었던 열등감마저 한줌 더해졌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관계가 한 번 틀어지면, 되돌리기 힘든 법. 규태는 수현의 그림을 비웃고, 그런 규태가 수현은 못마땅하다. 결국 이들의 오고 가는 날카로운 대화 속에 우정이라는 포장지 안에 담겨있던 숨은 감정들이 폭발하고……. 졸지에 친구 사이를 끝내자는 말까지 오고 간 이들, 이들은 과연 관계의 매듭을 잘 풀어낼 수 있을까?

이제 처음 당신에게 던졌던 질문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보려 한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는 몇 명이며, 그들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느냐고 말이다. 혹시 반지르르한 우정을 포장지 삼아 당신 안에 도사리고 있는 친구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을 숨기고 사는 것은 아닌지……. 만약 당신의 친구가 그림 같지도 않은 그림을 위해 1억 8천만 원을 사용했다면, 당신은 그에게서 어떤 감정을 느낄 것이며, 무슨 말을 해줄 것인가?

관계를 파헤친 연극 ‘아트’는 10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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