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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열정에 목마른 이들의 연극 ‘멜로드라마’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통해 완전한 사랑의 조건을 규정하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사랑은 열정(passion), 친밀감(intimacy), 책임감(commitment)의 세 요소로 구성되며 각각이 가진 비율에 따라 사랑의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스턴버그가 말하는 완전한 사랑은 이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균형을 이룰 때 발생한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스턴버그가 제시한 사랑의 요소들이 완전한 삼각형을 이루지 못하는, 무언가 빠져버린 공허한 사랑을 하는 이들의 매혹적이지만 치명적인 이야기다. 책임감만으로 점철된 결혼관계에서 권태롭게 살아가는 부부 유경과 찬일,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해 이제는 무덤덤해 져버린 연인 재현과 소이, 성적 욕망의 희생양으로 살아온 경계성 장애를 가진 재현의 누나 미현까지, 이들은 자신들의 관계에서 부족한 무언가를 찾으며 목말라한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사랑이 의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며 관계의 의무와는 별개적으로 작용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시도한다. 결혼, 사랑, 불륜 등 진부하지만 솔직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5명의 불가항력적인 사랑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얽히고 설켜버린 5명의 운명적 관계 앞에서 관객들은 그 누구 하나 비난할 수 없다. 그가 혹은 그녀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간절하고 슬픈 사랑 앞에 선과 악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의 경계는 사라진다. 생에 단 한번 행복해지고 싶다며 유부녀 유경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재현, 그를 가족처럼 여기며, 자기가 살아온 모든 시간 속에서 그의 의미를 찾는 재현의 약혼자 소이, 관계의 의무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완벽주의자 유경, 좀 부족하지만 서로가 있어 행복한 찬일과 미현, 그 누구 하나 이기적이지도 부정(不貞)하지도 않다.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장유정(작, 연출)표의 감성적인 대사들은 이들의 관계를 관객들에게 정당화 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며 사랑한다고 외치는 주인공들 앞에서 관객들은 한없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국적인 음악 또한 연극 ‘멜로드라마’에서 손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멜로드라마’의 음악은 주인공들을 대변하기도 동정하기도하면서 부드러운 진행과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장면의 빠른 전환과 관객석을 제외한 모든 곳을 무대로 사용하는 무대장치 기법 또한 5명의 비극적이며 슬픈 사랑이 지루하거나 느슨해지지 않도록 돕는다.

열정이 빠져버린 덤덤한 관계 속에서 찾은 뜨거운 사랑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매혹적으로 다가오지만 그 끝은 결코 해피엔딩 일 수 없다. 하나를 얻기 위해 또 다른 무언가를 버려야 하는 그들에게 완전한 사랑의 삼각형은 환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누가 볼까 무섭고, 들킬까봐 겁나고, 그래서 더 아찔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 연극 ‘멜로드라마’는 오는 11월 2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에서 계속된다.


조소희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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