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한 병실, 단란한 가족의 주인공들이 한데 모여 있다. 병을 앓는 사람은 귀여운 딸도, 사랑스런 아내도 아닌 남편이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딸의 얼굴에서 후회와 미안함의 감정이 베어져 나온다. 딸아이를 자신의 품에 안고 달래는 아빠의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하다. 아내는 그 상황이 보기 힘든지 고개를 돌려 피하고자한다. 그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항상 2% 부족하게 지내온 준수는 아내대신 가사 일을 도맡아 해왔다. 평범하지만은 않은 가족 구성에 주위의 시선이 달갑지 않자 맘에도 없는 말로 아빠에게, 남편에게 상처를 준 가족들은 이제 그 순간을 후회한다. “아빠, 창피해”, “당신, 이제 지긋지긋해”… ….

준수는 가장으로서 당당하게 가족들 앞에 서기위해 마음먹지만, 우연히 자신에게 병이 있음을 발견한다. ‘암’, 이대로 죽어야 할지 살려고 발버둥 처야 할지 본인도 막막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 순간이 가장 슬픈 건 뱉지 못할 말을 뱉어버린 가족들이다. 이제는 어떤 말로도 준수의 고통을 나눌 수 없기에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은 그가 떠난 다음에나 알 수 있다. 그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해도 소홀해지고, 무관심해지고, 상처까지 준다.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를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접목시킨 이 작품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것이다.

웃음과 눈물 속의 진한 감동, 연극 ‘여보, 고마워’는 충부아트홀 중극장블랙에서 오는 10월 11일까지 공연된다.(문의:02-3473-2500)


김수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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