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두 사내가 서로의 멱살을 있는 힘껏 움켜쥐고 있다. 두 사내의 손등에 솟아오른 뼈마디로 보아 한바탕 말싸움을 한 직후인 듯하다. 그러쥔 손아귀의 고집스런 모양새가 두 사내의 팽팽한 신경전을 보여준다.

모자를 대충 눌러쓴 왼쪽 사내의 눈이 동그랗게 커져있다. 크게 벌어진 눈이며 입매가 무언가에 놀란 듯한 사내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훅~’하고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왼쪽사내의 재킷 아래로 보이는 접힌 허리춤이 사내의 가녀린 몸매를 한층 부각시킨다. 그러나 그의 팔뚝에 솟은 힘줄은 작고 깡마른 체구와는 대조적으로 꽤나 강인해 보인다.

오른쪽 사내 역시 왼쪽 사내와 마찬가지로 깜짝 놀란 기색이다. 동그랗게 뜬 눈과 벌어진 입은 당황한 사내의 모습을 역력히 드러낸다. 왼쪽 사내의 재킷을 꽉 잡고 있는 오른쪽 사내는 언제까지고 놓지 않을 듯 단단히 주먹을 쥐고 있다.

걸쭉한 풍자와 재치 있는 입담이 가득한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는 굵직굵직한 정치적 시국을 유쾌하게 꼬집어낸다. 마지막 한 탕을 꿈꾸며 숨어든 미술관에서 화려했던 과거를 굽이굽이 펼쳐내는 두 노장 도둑들의 최강웃음대결은 관객들의 배꼽을 강타한다.

두 사내의 고집스런 손아귀에 감춰진 숨은 이야기,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는 대학로 상명아트홀과 코엑스아트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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