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 펼쳐진 파란 하늘과 하얀 빨래들의 싱그러움이 꿉꿉하고 눅눅한 하루를 상쾌하게 말려줄 것만 같다. 파란색과 하얀색으로 채워진 포스터의 가운데 선명하게 박힌 빨간 하트는 단연 눈에 띈다.

파란 하늘은 언젠간 깨끗한 내일이 올 것임을 기약하는 듯하다. ‘깨끗해지고 잘 말라 기분 좋은 내일을 걸쳐요’라는 가사는 잔뜩 찌든 오늘을 보내야만 하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로 다가온다. 하얀 빨래는 마음 속 묵은 때까지도 하얗게 미소 짓게 할것만 같다.

‘서울살이 몇 핸가요’를 외치며 남루한 일상을 살아내지만 그 속에서 하얀 빨래처럼 빛나는 사랑을 발견하는 이들. 그래서일까? 티셔츠를 입은 채로 빨랫줄에 걸려있는 임창정의 표정은 한껏 들떠있다. 정체모를 여인의 주변을 종횡무진 날아다니는 하트는 설레는 남자의 마음처럼 통통 튀어다닌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묵은 때를 기분 좋게 벗겨내 줄 뮤지컬 ‘빨래’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MBC롯데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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