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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반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 자식을 사랑했던 미영의 이야기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는 사랑을 해봤던, 혹은 사랑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이 연극은 보습학원 국어 강사인 미영과 영어 강사인 정태의 연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사랑의 자질구레한 감정들을 나열한다. 미영의 시선에서 듣게 되는 러브스토리는 대한민국 평균 남녀의 보통 사랑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친숙함을 얻고, 적나라한 대사와 자질구레할 만큼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통해 공감을 얻고 있다. 이번 [캐릭터 in]에서는 ‘그 자식’을 사랑하게 된 미영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당신은 미영이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그 사랑에서 헤어나오게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아주 평범한 여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 미영, 그 자식에게 꽂히다
당신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솔로부대의 일원으로 활동해왔다면,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전철을 탈 때, 혹은 새로 등록한 학원에서 등등……. 꽤나 훈훈한 외모의 그, 혹은 그녀들을 흘기며 ‘저 사람 애인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낼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애인이 있든 없든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이처럼 애인 없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은 어딜 가나 똑같은가 보다.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의 여주인공 미영 역시 같은 학원에 근무하는 영어강사 정태를 보며, 솔로들에게만 허락된 망상을 일삼으니 말이다. 정태의 팔에 돋아난 핏줄을 보며 “참 섹시하다”라거나, 길게 뻗은 목선을 보고는 “키스하고 싶다”라는 생각에까지 이른 미영은 정태, 그 자식과의 사랑을 앞둔 설렘 가득한 여자였다.

- 미영, 그 자식을 사랑하다
사랑은 흔히 택시에 비유되곤 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을 때가 있고, 탈 마음 없는데도 앞에 멈춰서기도 하고, 불쾌한 합승을 해야 할 때가 있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특히 연애에 있어서 이 ‘합승’만큼은 모든 연인들이 가장 피해가고 싶은 사랑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미영은 합승을 요구하는 택시 앞에 서게 된 여자였다. 그녀가 반한 정태는 손님을 태우고도 미영 앞에 멈춰 선 아주 뻔뻔한 기사였으니 말이다. 처음 만남의 설렘과 행복감도 잠시, 정태에게 10년 동안 사귀어 온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미영은 그 택시에 탔을까, 안탔을까? 결과는 탔다. 모든 관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좋은걸 어떡해’ 식의 막무가내로 정태를 받아들인 미영은, 이성의 눈을 닫아버릴 만큼 그 자식에게 빠져버린 여자였다.

- 잘 가라, 그 자식
사랑은 치즈케익처럼 먹으면 먹을수록 느끼함만 남을 뿐, 황홀했던 첫 입의 기억은 온데 간데 없게 되는 것과 같다. 미영 역시 정태와 처음 만났던 그 당시에는 그 자식의 여자친구까지 눈감아 줄만큼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남게 되는 건 식어가는 사랑과 정태에 대한 회의감뿐이었다. 그런 점에서 미영은 사랑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같다. 당장에라도 헤어지고 싶은 정태의 싫은 점을 발견하다가도, 이내 정태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짓게 되는 그녀의 웃음이 말이다. 미영은 결국 정태와 헤어졌다. 10년 동안 사귀어온 정태 여자친구의 벽을 넘지 못해 헤어졌고, 사랑할 만큼 사랑했기에 헤어졌다.

평범한 여자 미영은 평범한 남자 정태를 만나, 딱 평균적인 사랑을 했다. 호감을 가지고 있던 남자와 사귀게 되었으며, 성인 남녀가 나눌법한 사랑을 하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냈고, 우울한 결말과 아련한 추억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사랑은 소소하다. 그리고 관객들은 이러한 미영을 보며 자신들의 옛 사랑을 더듬는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자신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미영과, 옛 남자친구와 꼭 닮은 정태를 보며 말이다. 이게 바로 솔직함으로 사랑 받고 있는 연극 ‘그 자식 사랑했네’의 매력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영은 그 자식을 사랑‘했’다는 것, 그것 외엔 아무것도 아니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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