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의 가슴에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스페인의 무적함대보다 강하고, 영국의 타이타닉호 보다 호화로운 배가 존재할 것이다. 그 이름하여 거북선. ‘거북선을 모르는 한국 사람도 있을까?’라는 질문조차 무색할 만큼, 어쩌면 그것은 한국인으로 태어남과 동시에 체득되는 단어인지도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 너무 당연하게 알고 있는 배 이름이니 말이다.
그리고 예전부터 황산벌 하면 계백이었고, 맞서 싸우면 관창이었듯 이순신 하면 역시 거북선임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3년에 걸쳐 제작된다는 초대형 역사뮤지컬 ‘이순신’의 포스터 정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또다시 거북선이다. ‘불멸의 이순신’만큼이나 끝 없는 생명력을 가지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듯 하다.
포스터의 왼쪽에는 슬픈 눈으로 아래를 응시하며 허리춤에 찌른 칼을 쥐고 서있는 이순신 장군이 보인다. 화염이 난무하는 전쟁터의 어두운 공기처럼 진한 갈색 빛을 발하고 있는 포스터 위에 그가 비치는 슬픈 아우라는 화려한 역사 영웅의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독도문제와 고구려사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민족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초대형역사뮤지컬의 주인공을 이순신 장군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이순신이어야만 했냐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이 특이한 것은 이 작품은 대한민국의 관객들을 위해서 제작된 것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수출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를 뮤지컬 ‘이순신’의 제작팀 이루고자 하는 문화 사업의 방향이라고 해석해도 될 것인가? 독도나 고구려 사, 혹은 민족과 같은 키워드를 잠시 잊고, 전 세계인이 조선의 한 장군을 통해 울고 또 웃을 수 있는 뮤지컬 자체로서의 뮤지컬, 그 작품성만이 중심 되는 뮤지컬의 탄생을 말이다.
창작뮤지컬 ‘이순신’은 과연 어떤 이순신을 탄생시킬 것인가? 또 한번의 역사 영웅일까, 아니면 평범한 남자로서의 이순신일까? 그리고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확인은 ‘이순신’의 공연을 통해 가능하다. 창작뮤지컬 ‘이순신’은 8월 23일부터 27일까지 동국대학교 만해광장에서 짧고 굵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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