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사회가 불안 불안하다. 연이은 촛불집회와 경제 침체, 금강산 사고까지, 흔들리는 외줄에서 한발 한발 내딛는 기분이다. 이런 복잡하고 머리 아픈 때일수록 시사를 풍자하고 꼬집는 연극들이 등장한다. 볼 때는 아무생각 없이 웃고 즐기지만 보고 나오는 길에 마음을 무겁게 하는 연극 4편이 있다. 오늘 [뭐볼까]에서는 시사를 풍자하고 통렬히 꼬집는 연극 4편을 만나보려고 한다.
권력을 풍자한다, 연극 ‘늘근도둑이야기’
앵콜공연에 이어 연장공연에 이른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통렬한 시대 풍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늙고 어수룩한 두 도둑을 내세워 사회적 모순을 건드리는 사회풍자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출연진들의 개성 넘치는 대화와 유머러스한 애드리브로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풍자극을 쉽고 즐겁게 나타냈다. 권력풍자극 ‘늘근도둑이야기’에서는 TV에서도 얼굴이 알려진 박철민의 능청스럽고 자연스런 연기로 그의 진가를 발휘한다. (6월 19일~8월 17일, 알과핵 소극장, 평일 8시, 토/일 3시/6시, 월 쉼, S석 3만 5천원/A석 2만 5천원, 문의: 02-766-6007)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을 풍자한다, 연극 ‘팽’
극단 ‘완자무늬’의 연극 ‘팽’은 ‘돈이 최고다’, ‘돈이면 안 될 것이 없다’는 돈에 미쳐 팽 돌아버린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이 연극에서는 폭력과 투쟁, 대립으로 물든 20세기를 살아온 우리들의 자화상을 ‘팽’이라는 한 불쌍한 놈을 내세워 보여준다. 연극 ‘팽’은 왜곡되고 병든 세상에서 폭력에 물들어 어떤 행동도 서슴치 않고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비꼬고 있다. 무대극과 마당극이 혼합된 장르인 이 작품은 몇 개의 대, 소도구만으로 다양한 변화를 취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추구한다. 전통연희에 기댄 마당놀이 형식 또한 이 작품이 혼란한 우리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7월 3일~7월 20일, 대학로 게릴라극장, 평일 8시, 토 3시/8시, 일,공휴일 3시, 월 쉼, 자유석 2만원/학생(대학생포함)1만 5천원, 문의: 02-766-0773)
도둑보다 덜 도덕적인 권력층을 비판한다, 연극 ‘도덕적 도둑’
시사풍자코미디극 ‘도덕적 도둑’은 ‘광우병 경고 30%할인’이란 할인 이벤트를 내세우며 이미 시사 풍자 연극의 면모를 보인다. 이 작품은 199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다리오 포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고 인정받은 희극을 각색한 작품으로 정통 코미디의 백미로 손꼽힌다. 연극 ‘도덕적 도둑’은 소심한 도둑과 수상한 네 남녀 그리고 억척스러운 도둑 아내가 벌이는 하룻밤의 해프닝을 통해 ‘도덕적’이어야 하나 ‘도덕적’이지 못한 세태를 신랄하게 비틀고 뒤집는다. 또한 도둑보다 덜 도덕적인 가식적인 정치인, 재벌, 사회 권력층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며 호탕한 웃음을 선사한다. 현재 ‘내가 대통령이면 00하겠다’라는 속풀이 이벤트를 제시, 장원에게는 ‘도덕적 도둑’의 관람권을 증정한다.(6월 13일~9월 12일, 허밍스 아트홀, 평일 8시, 토/일/공휴일 4시 반/7시 반, 월 쉼, 티켓가격: 일반 2만5천원/대학생 2만원/중고생 1만5천원, 문의: 02-764-8760)
모순된 우리사회의 모습을 그린다, 연극 ‘마술가게’
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풍자코믹극 ‘마술가게’는 9번의 앵콜공연을 올리며 흥행을 해왔다. 이 연극에서는 네명의 주연 배우들이 의상을 벗어던졌다. 세상이 만들어낸 껍데기를 부정하고 아담과 이브처럼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다. 연극 ‘마술가게’에서는 누가 진짜 도둑인지, 누가 가짜 도둑인지가 모호하다. 이 연극에서는 의사가 응급환자를 거부하고, 경찰이 시민을 폭행하고 정치인들은 나라살림에 관심 없는 이런 우리사회의 모순된 모습들을 풍자적으로 그린다. 시원한 웃음 뒤에 감춰진 반전 또한 기대해 볼만하다.(2007년 12월 12일~2008년 9월 7일, 대학로 두레홀1관, 평일 8시, 토 4시반/7시반, 일/공휴일 3시/6시, 일반 2만5천원/청소년 1만 2천원, 문의: 02-741-5978)
조소희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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