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트릭 마버(Patrick Marber)의 대표작 ‘클로져’는 네 명의 매력적인 남녀를 통해 사랑뿐 아니라 관계와 소통을 조명하는 깊이 있는 대본으로, 1997년 성공적인 초연을 마친 후 전 세계 100여 개 도시,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며 널리 사랑받은 작품이다. 또한 2004년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등 헐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열연한 영화로 제작되어 또 한 번 전 세계적으로 ‘클로져’ 마니아층을 양산한 바 있는 작품이다.
누구나 사랑을 하고 누구나 아파한다. 그것이 바로 사랑. 연극 클로져의 포스터는 이러한 복합적인 사랑의 의미가 가득 담겨 있는 듯하다. 이 포스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핑크’로 도출되지만 이 핑크가 전달하는 감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클로져의 포스터가 발하고 있는 분홍빛은 한 없이 로맨틱한 그것이 아니다. 이것은 달콤한 기억과 함께 눈물과 아픔, 더러움까지도 머금고 있는 사랑의 색깔이다. 그렇다면 연극 ‘클로져’는 과연 어떤 사랑을 말하고자 하기에 이리도 복합적인 냄새가 풍기는 포스터를 만든 것일까?
이쯤에서 ‘클로져(closer)’가 가진 사전적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겠다. 첫째로 ‘닫는 것’, 혹은 ‘닫는 사람’이라는 뜻이 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이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단번에 파악할 수 있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나름의 해석을 붙여보자면 ‘클로져’란 사랑을 하고 있음에도 또 다른 사랑을 바라는 인간의 속성이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의 문을 닫는 ‘클로져’가 된다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클로져’는 ‘가까운’의 의미를 갖는 ‘클로즈(close)’의 비교급 형태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단어 하나만을 놓고 단번에 작가의 의도를 꿰뚫기는 어렵겠지만 이는 사랑을 통해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과 설사 가까워진다 하더라도 종국에는 닫히게 될 남녀 관계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담겨 있는 듯하다.
‘클로져’라는 단어 안에 녹아있는 같고도 다른 해석들은 이 연극이 말하고자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또 ‘클로져’라는 글씨 위에 새초롬하게 고개를 내민 ‘앵콜’라는 글씨는 탄탄한 원작으로부터 한국 땅까지 파생된 ‘클로져’의 열풍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클로져’, 그 사랑에 대한 생생한 파헤침을 만나보지 못한 당신이라면 학전블루 소극장을 찾아보자. 연극 ‘클로져’는 오는 6월 19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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