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여러 TV드라마들이 아줌마들의 사랑을 외치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젊은 청춘 남녀들의 ‘사랑’만을 이야기 하던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무대 위에서 당당하게 할아버지, 할머니의 올드(old)한 사랑을 외치는 연극이 있다. 바로,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강풀의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이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포스터의 배경은 꽃분홍색의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는 하트 모양의 새싹들이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고 있다. 봄날의 꽃들을 상징하는 이 꽃분홍색의 배경은, 할머니들의 몸빼 바지에 자리 잡은 촌스러운 꽃무늬 모양과도 닮았다. 그리고 이러한 꽃분홍색의 배경은 마치 첫사랑 같은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 포스터의 하단에는 오토바이를 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만화로 그려져 있다. 오토바이라니, ‘빠라빠라밤’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어느 코미디언이 생각나기도 하고, 한때 유행했던 ‘야타족’이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사람은 바로 머리가 하얗게 샌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다.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할아버지의 옆모습을 보니 마치 화가 난 듯 앙다문 입술이 눈에 띈다. 그 입술로 보아하니, 할아버지는 그렇게 유순하기만 한 성격의 소유자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눈빛은 왠지 모르게 애잔하다. 일평생을 살면서 가슴 한 구석에 상처 하나를 담고 있을 것 같은 눈빛이다. 그에 비해 뒤에 앉은 할머니는 알록달록한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 펑펑 흘리는 눈물도 아니고, 훌쩍거리는 어린아이 같은 울음도 아니다. 할머니 역시 입술은 앙다문채 그저, 고요하게 연신 눈물만 흘리고 있다. 하지만 할머니의 눈물은 펑펑 우는 그 울음이나 훌쩍임보다 어쩐지 더 슬퍼보인다. 그런데 할머니는 눈물을 흘린 채 할아버지의 등허리를 꼭 잡고 있다. 마치 다시는 놓지 않겠다는 듯 말이다.
포스터의 문구를 살펴보자. ‘2008년 봄, 가슴을 따뜻하게 할 감동스토리가 시작됩니다’라고 쓰여져 있다. 포스터의 꽃분홍색 배경은 봄과 어울린다. 하지만 마냥 아기자기한 사랑이야기라며 하트를 날리기에는 이 연극, 못내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애잔한 표정이 마음에 걸린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하지만 마냥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 할머니의 고요히 흐르는 눈물만 보더라도 이 영화, 관객들 꽤나 울릴 것 같다. 포스터만 보고, 마음이 찡해지는 관객들이라면 조심해야 할것이다. 공연장에서 눈물, 콧물 죄다 쏟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당신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혹시 청춘 남녀들의 풋풋한 사랑이 떠오르진 않는가? 하지만 여기, 자극적인 소재가 난무하는 공연계에서 순수하고 고요한 발걸음으로 공연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공연이 있다. 이 공연은 젊은이들의 조금은 가벼운 사랑이 아닌, 감히 이름도 부르지 못한 채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며 조심스레 관객들에게 고백할 것이다. 자, 이 연극를 보고난 후 부모님에게,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당신의 연인에게 조심스레 손을 잡고 고백해보는 건 어떨까? ‘그대를 사랑합니다’ 라고 말이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2008년 4월 8일부터 5월 25일까지 ‘더굿씨어터’에서 잔잔한 사랑이야기로 감동을 이어간다.
이종미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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