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근하기 만한 햇살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없는 봄 향기 가득한 날이다. 이런 날 누군가는 연인의 손을 잡고 걷고 싶기도 할 것이고, 또 창밖에서 손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해맑은 웃음을 감상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또 누군가는 문득 빨래가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날 좋을 때 빨래를 한다는 것이 세탁기에서 건조까지 해결되는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옛 우리 어머니들만큼 고리타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느끼는 봄 날씨에 웬 빨래?’하고 말이다. 하지만 느껴보지 못한 이들은 모를 것이다. 겨우내 묵은 먼지를 싹 떨어내는 그 속 시원함을 말이다. 그 마음은 아마도 눈부신 햇살보다도 더 포근할지도 모른다. 뮤지컬 ‘빨래’... 그 포스터에는 잘 말려진 빨래가 하나 널려 있다. 그 빨래에는 ‘잘 다려진 내일을 입고 오늘을 살아요’라는 희망적 메시지도 쓰여 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푸른 하늘 아래 걸린 빨래가 아니요, ‘잘 다려진 내일을 입고...’라는 글귀도 아니다. 이 작품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뮤지컬 ‘빨래’라고 제목이 적혀있는 부분이다. 그 제목에는 시원한 하늘빛 글씨에 태양(해)이 그려져 있다. 그것은 시원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코발트 빛 햇살, 그리고 그 안에는 하얗게 빛나는 빨래가 바람에 너풀거리는 듯하다. 빨래를 한 사람에게는 매우 뿌듯하고 미소 지어지는 광경이 아닐까? 그 이미지는 외곽에 아주 친절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제목만 보아도 그 이미지를 이미 상상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태양 속에 숨겨진 비밀이다. 날실과 씨실이 교차하고 있는 그 태양이 말하는 것. 그것은 바로 인연일 것이라 예측해 본다. 햇살 속에서 순백색 빛이 느껴지는 인연. 그 인연은 매우 유쾌하고 훈훈하며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듯하다. 뮤지컬 ‘빨래’는 오는 3월 15일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시작된다.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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