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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리뷰] 나광호의 ‘시각, 촉각 展’, 나의 세 가지 테마 ‘채움’ ‘비움’ ‘이음’에 대하여

 

나의 작업은 ‘채움’, ‘육화, 낮아짐, 구체화(Incarnation)’, ‘묶기와 넓히기(Cooked and Raw)’라는 3가지 테마를 가진다. 여기에는 상호보완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을 의미하는 보편적 진리가 담겨 있다. 나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자기 부정은 관계를 조화롭게 만든다고 믿는다. 낮아지는 행위는 서로를 하나 되게 하는 여운과 아량을 만들기 때문이다. 작품은 이렇게 상호 보완적인 상황과 마주한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하여 다른 요소와 장르를 아울러 공동체적 양식을 구축하였다.(Cooked and Raw mixed media on canvas 53 x 33.3 2009)

위에서 이야기한 3가지 테마는 다시 ‘채움’, ‘비움 (Incarnation)’, ‘이음 (Cooked and Raw)’ 이라고 정의 내릴수 있다. 이렇게 작업의 의미를 나누는 것은 작가의 경험에 근거한 감성을 형식화 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타자로부터 채우고자하는 의지이기도 하다. 작품은 부족함을 채운 것을 조합하고 조화롭게 만들며 나아가 그 영역과 사유체계를 넓히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Cooked and Raw mixed media on canvas 60.6x41cm 2009)

나는 ‘채움’으로 기존의 형식과 의미를 전복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며 상호간의 조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작업은 가치라고 믿었던, 그러나 실상은 욕망에 의해 구축된 것들을 유아적인 낙서들로 하나하나 지워낸다. 작업의 공간은 그리기의 유희와 의미를 발견하는 장소가 되며, 작업의 진행은 다양함을 한데 어우르고 도입하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하나의 양식을 만들어낸다. 또한 이를 지워내고 덮고 다시 차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불완전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관계의 장을 넓혀간다. 예를 들어, 작업에는 드로잉의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방식과 판화의 간접적이고 분석적인 방식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이렇게 이질적인 것이 관계 지어지며 지각이 확장된다.


(Incarnation mixed media on canvas 89.4x130.3cm 2009)

‘비움’이라는 주제는 시각적인 것을 비우려는 노력과 동시에 촉각적인 것을 함께 담으려는 시도에 의해 구축한 형식이다. 작품은 만질 수 있는 부조적인 회화이다. 언젠가 길을 잃었을 때, 모든 길을 시각으로 인지한다고 믿었던 나는 뜻밖에도 소리로 길을 찾아냈었다. 나는 시각뿐만이 아닌 청각으로도 길을 인지한다는 일상의 경험을 작업에 녹여내었다. 서로 다른 질감을 만질 수 있게 하여 이러한 촉감을 시각으로 인지하는 지점과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나는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에서 상호작용과 소통에 무게를 두며 작가와 수용자의 관계를 한 단계 더 확장한다. 화면의 힘은 한결 여유롭게 하면서, 기존의 조형적 균형을 겸비하는 동시에 촉각적인 요소까지 더해 작품의 개방성을 더욱 높인다. 나의 실험 방향이 상호 개방성을 지향하는 것은 경험에서 나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나는 소통을 전제한 작업을 통해 그러한 지평을 거듭 확장시키고자 한다.


(Collect Expand mixed media on canvas 162x224cm 2008)

나는 다양한 양식과 기법의 한 화면에 묶음으로서, 형식의 확장과 더불어 사유의 영역과 그 체계가 넓어진다고 믿는다. 이러한 ‘이음’에서는 채움과 비움의 형식은 물론, 내가 도달하기 힘든 영역과 방법까지도 관계성을 형성한다. 더욱 과감한 화면의 융합을 이룬 것이다. 이미지, 기호뿐 아니라 다른 속성의 화면과 화면을 공존시켰다. 여기에 기존의 작업의 고유 기호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드로잉이나 텍스트까지 적극 차용한다. 이러한 차용은 작가 주변부에 대한 경험적인 관찰과 수용의 의미이다. 다시 말해 이음의 화면은 개인의 의지를 실현하는 장(field)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의지가 모두 수용되는 구성이다.


글 나광호 / 정리 편집부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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