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가장 좋은 치료제 중 하나는 바로 음악, 뮤지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역시 당연, 음악이다. 두 시간 남짓의 공연 시간 내내 당신의 가슴을 움켜쥘 뮤지컬 음악. 이 작품 속, 지나치기 아까운 명곡들을 [스테이지 주크박스♬]에 담았다.

♬기자의 수다
저는 지난 7월 공연을 관람했는데요.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금관악기의 사운드가 풍성하면서도 생생하게 다가와 듣는 즐거움을 더했어요. 내무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트와 말년 병장에서 하루도 눈물 마를 날 없는 이병에 이르기까지, 공연 내내 군생활의 간접체험또한 확실하게 할 수 있었구요.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 1위가 남자들의 군대이야기라지만, 막상 군생활을 들여다보니 남자 분들이 왜 그렇게 군대에 얽힌 에피소드에 집착을 하는지 알겠더군요. 브라스 뮤지컬‘바람을 불어라’의 넘버는 군생활의 실체를 속속들이 밝혀냅니다. 주인공 황상태가 휴가의 기쁨과 복귀의 괴로움을 노래한 ‘내일은 휴가다’와 ‘들어가기 싫어’를 비롯해, 군대원 모두의 갈등이 뒤엉켜버린 군악대의 모습들을 표현한‘삐걱삐걱’등은 군생활을 고달픔을 애절하게 전달합니다. 대한민국의 남아라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그곳, 군대. 군대라는 특수한 여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건사고들. 여러 넘버들 가운데서도 이등병인 전유민이 군대생활 적응의 힘겨움을 노래한 ‘어려워요’는 군경험 유무를 떠나 짠한 연민을 유발하더군요. 과연 전유민 이병의 힘겨운 고백,‘어려워요’에는 어떤 사연이 얽혀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워요’는 어떤 곡?
이 곡은 이등병 전유민의 힘겨운 군생활 적응기를 노래한 곡이예요. 전유민 이병은 고참들의 권력과 권위에 무조건 복종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좌절해요. 전이병의 눈물어린 눈동자와 맑은 미성은 갓 입대한 신출내기 이등병의 고달픔을 부각시킵니다. 그래서인지 ‘어려워요’는 전유민 이병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이병들의 마음을 대신하는 것만 같네요. 서정적인 멜로디와 고요한 음성은 전이병의 솔로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답니다.

♬‘어려워요’의 뒷이야기
작곡 및 작사를 맡은 최원형은 실제 군악대 출신 작가예요. 이 작품 이전에는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는 그는 자신의 이등병 시절을 회상하며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해요. 흔히들 이등병의 시절을 평생가도 잊혀지지 않을 고난의 연속이라고 하는데요. 아릿한 기억들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미소 지을 수 있는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어머니 관객 분들이 유난히 많았던 어떤 날, 최원형은 전이병의 ‘어려워요’를 듣다가 눈시울을 적시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게 됐다고 했는데요. 그것을 보고 마음 한편이 뿌듯해지고 행복했었다고 하네요. ‘어려워요’를 들으며, 관객들은 아마도 한마음으로 전이병의 무사제대를 기원할 듯 싶네요.

♬‘어려워요’ 가사 보기
오늘은 나 쓰러질 뻔했어요 / 눈물 흘릴 뻔했어요 / 여긴 나 혼자인 것 같아요
내일도 똑같은 하루겠지만 나는 자신이 없어요 / 내일도 혼자가 될 거니까
어려워요 버거워요 다들 연기하는 거죠 / 여기서 어떻게 2년을 살죠
보고 싶어요 / 다들 보고 싶어요 / 이거 끝나기는 하는 건가요 / 다들 어떻게들 견디죠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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