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망 속 숨은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인간의 숨은 진실을 속속들이 드러낸다. 주교 프롤로는 에스메랄다의 목숨을 담보로 그녀를 취하려한다. ‘널 취하게 하면 목숨만은 살려 주마’라는 간교한 속삭임은 욕망의 추악한 단면을 포착해낸다. 그는 자신의 정념으로 끝내 에스메랄다를 파멸시킨다.

프롤로는 인간의 선과 악을 대변한다. 그는 주교의 권력으로 인간 세상을 재단한다. 버림받은 콰지모도를 거두는 그의 내면엔 에스메랄다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비정성이 엿보인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무기삼아 힘없는 이들을 억누른다. 근엄한 사제복의 두 팔에 달린 날개모양의 형상은 그의 숨은 욕망이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사람을 칼로 찌른다. 그의 이기심은 근엄한 사제복에 가려져 사람들을 끊임없이 위협한다. 콰지모도를 수족처럼 부리며 고결한 종교철학에 본능으로 점철된 욕망을 덧칠한다. 그는 신을 모시는 자로서의 직분을 수행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철저하게 배격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프롤로는 종교권력 뿐 아니라 당시 사회적 지배층을 상징한다. 그는 자유로울 권리를 주장하는 집시들을 위험한 무리라 단정 짓고 그들을 처단하려 든다. 에스메랄다를 비롯한 집시 무리는 이에 저항하지만 권력 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만다.

이러한 프롤로의 모습은 비단 ‘노트르담 드 파리’의 이야기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오늘날의 사회적 주류와 다르지 않다. 그들은 권력의 힘으로 비주류들을 마음대로 휘두른다. 권력은 욕망을 부추기고 그들은 비주류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다.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없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진실의 얼굴은 소름끼치는 공포를 전달한다. 150분 동안 펼쳐지는 거대한 욕망의 스펙트럼은 우리에게 더할 수 없는 두려움을 선사한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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