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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만 해본 배우들, 관악기 피스와 입 맞춘 사연!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

 

대학로에서 배우들의 백퍼센트 라이브 연주로 관람할 수 있는 뮤지컬이 있어 화제다. 오는 7월 10일부터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초연되는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무대에 서는 전체 배우들이 모두 악기를 연주한다. 이를 위해 삼 개월 전부터 배우들은 입술이 부르트도록 혹은 손에 굳은살이 배기도록 악기를 불고 두드렸다.

- 입술이 부르트도록 불고 또 불고!

군악대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다 보니 악기 연주는 배우들에게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과제였다. 대부분의 배우들이 악기는 처음 연주해보는 상황 속에서 금관악기의 하모니를 만든다는 건 쉽지 않았다. 관악기, 타악기 등 각자 맡은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 배우들은 그 악기 종류만큼의 차이를 두고서 다 다른 생각과 고충을 가지고 있었다.

리드악기인 트럼펫을 부는 ‘김설록’역의 배우 김재천은 “트럼펫을 불다가 입술이 곪아서 터진 적도 있고요. 입술 모양이 변하는 것 같기도 해요. 없던 근육도 생기는 것 같고요”라며 짧은 시간 내 완성해야 하는 합주에 대한 부담을 드러냈다. 극중 홍일점인 최희정 하사를 남몰래 짝사랑하는 ‘백두한’역의 장정학도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 악기 때문에”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마음은 벌써 저 만큼 가 있는데 악기가 따라주지 않을 때는 “이게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하는 의구심도 많이 들었다고. 실제 군악대에서 2년 동안 수자폰을 분 적 있는 배우 임하람은 또한 “공연에 올릴 실력으로 끌어올리기까지의 시간이 나에겐 매우 지루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아무런 확신도 손에 쥐지 않은 채 참고 기다리면서 수자폰을 불고 또 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지난날들이 마치 눈에 보이는 듯하다.



관악기뿐만 아니라 타악기를 연주하는 배우들의 고충 또한 남달랐다. 타악기를 맡은 배우들은 하나 같이 연주에서 큰 부담을 느꼈던 건 아니지만 ‘대고’라든지 악기를 계속 들고 연주해야 하는 심벌의 경우 그 무게가 몸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고 말했다. 가슴에 ‘대고’를 매고 연주를 해야 하는 ‘나호정’역의 이정민은 “대고를 하루만이라도 매고 다녀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것”이라며 허리와 발끝에 실리는 무게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심벌을 맡은 배우 김민수도 연주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심벌을 돌리거나 가슴 높이를 계속 유지하면서 들고 있어야 하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러나 “합주에서 심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확연하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각자 맡은 파트에서 최선을 다하되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야 하는 군악대 합주에서 배우들은 처음엔 소리가 안나 걱정했지만 지금은 연주를 하다가 짜릿함을 느낄 때가 있다고. “타악기 혼자만 빛난다고 해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저희 타악팀 모두가 하나의 소리를 냈을 때 전율이 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연주 하면서 딱, 꽂혔다! 싶을 때가 있거든요.” 스네어를 두드리는 배우 김정호의 말이다.

길지도 않은, 결코 짧지도 않은 지난 3개월의 시간이 이들에겐 과연 어떤 결실로 남겨질까. 브라스 뮤지컬 ‘바람을 불어라’는 10일부터 오는 9월 27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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