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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사랑이란 한 발짝의 용기, 뮤지컬 ‘카페인’

 

와인과 커피가 만났다. 밤과 낮이 만났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물과 기름처럼 서로 다른 둘이 만나 부드럽게 섞이는 이야기, 뮤지컬 ‘카페인’. 조그마한 소극장 무대는 아이리스 커피처럼 달콤한 사랑의 향기로 가득 찼다.

대비를 통해 사랑의 속성을 나타낸 스토리

뮤지컬 ‘카페인’은 바리스타인 ‘세진’과 소믈리에인 ‘지민’이 등장하는 2인극이다. ‘세진’을 골탕먹이려고 자신을 ‘정민’이라는 가상의 인물로 속인 ‘지민’의 1인 2역이라는 흥미로운 스토리로 극이 진행된다. 특히 낮-커피-이상형의 상징성을 지닌 ‘정민’과, 밤-와인-일상형의 특성을 지닌 ‘지민’이 결국 한 사람임을 보여주면서, 인간이면 누구나 상반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고 또 원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세진’을 속여왔음을 들통나는 장면에서부터 화해에 이르는 마지막 부분까지 전개구조상 매끄럽지 않지만, 공연 전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스토리다.

웰메이드란 이런 것! 기본이 탄탄한 음악

음악과 가사의 결합도는 뮤지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뮤지컬 ‘카페인’은 이에 있어 상당한 수준을 선보인다. ‘사랑의 묘약-죽음의 독약’, ‘커피 같은-와인 같은’이라는 가사처럼 리프라이즈(같은 노래를 다른 뉘앙스로 반복하여 극의 상황을 나타내는 기법)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극의 매끄러운 진행을 돕고 있다. 귀에 탁 꽂히는 멜로디는 없었지만 극과 가사, 춤을 돋보이게끔 잘 받쳐주는 역할을 훌륭히 해냄으로써 기본기의 탄탄함을 느낄 수 있다.

소재에 맞춰 섬세하게 구성된 무대 장치

뮤지컬 ‘카페인’은 의상, 소품, 배경까지 세심하게 공을 들인 공연이다. ‘세진’의 옷은 커피를 떠올리게 하는 갈색 의상이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의 외투를 활용해 변화를 준다. 반면 ‘지민’은 보라색 벨벳 재킷의 화려한 분위기로, ‘정민’은 담백한 갈색 트렌치코트로 각각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세심함은 소품과 무대배경에서도 느껴진다. 다양한 커피와 와인 도구를 배치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무대 속 카페 공간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또한 휴대폰 영상통화 기능과 텔레비전 화면을 활용하여 여타의 공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표현방식을 선사한다.

공연의 막이 오르자마자 ‘세진’은 허물없는 말투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을 이끌어가며 관객들을 단숨에 무대 위의 세계에 몰입하게 했다. 그리고 공연의 끝자락까지 힘차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각자의 주제곡과 듀엣곡을 열창하며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극 중 ‘지민’이 말했고 ‘정민’이 실천했듯이 ‘한 발짝 더 내딛을 수 있는 마음’이 어둠 속에서 눈빛을 반짝이는 관객들의 가슴 속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다혜 객원기자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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