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르고 봐도 재미있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한 번안극이나 리메이크 작품들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최근 공연계에도 영화나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거나 외국 작품을 우리 실정에 맞게 번안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리 스토리를 알고 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될 걱정은 없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기존의 작품에서 대략의 라인을 가져오되 자신들만의 특색을 살려 새롭게 각색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원작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아두고 공연을 관람하는 것은 쉽게 알지 못하는 작품의 속사정까지 꿰뚫어보는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동행인에게 이러쿵저러쿵 아는 척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원작 깊이보기 :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은 1999년 개봉, 260만 흥행기록을 수립하며 한국 코미디 영화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작품이다. 영화는 아무런 목적도 이유도 없이 주유소를 습격한 꼴통 4인방을 통해 비주류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회 풍자를 코믹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개봉당시 ‘쉬리’, ‘서편제’에 이어 우리 영화로는 역대 3위 흥행 성적을 거두었고 몬트리올 영화제 및 벤쿠버, 런던 영화제 등에 초청됐던 화제작이다. 영화 속 꼴통 4인방 역에는 이성재, 유오성, 강성진, 유지태가 출연했다.
◎ 원작자와 안면 트기 :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김상진 감독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데뷔작 ‘돈을 갖고 튀어라(95)’에서 ‘신라의 달밤(01)’에 이르기까지 대중적인 코드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한국 코미디 영화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주유유소 습격사건(99)’으로 제19회 벤쿠버 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던 김상진 감독은 기발한 유머 감각으로 역대 흥행작 순위를 연거푸 바꿔 놓았던 흥행사이기도 하다. 현재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2’를 준비 중에 있다.
◎ 뮤지컬 두 배 재미로 즐기기 : 뮤지컬 <주유소 습격사건>
10년 만에 영화에서 뮤지컬로 변신한 ‘주유소 습격사건’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심심해서 주유소를 털러 간 사인방의 이야기다. 야구 천재 노마크, 음악이 없으면 미치는 딴따라, 그림과 사진을 사랑하는 빼인트, 한 놈만 패는 무대포가 털러간 주유소에는 돈 밝히는 사장과 아르바이트 2명까지, 처음에는 단 세 사람뿐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우발적 범죄에 우발적 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철가방, 술 취한 아가씨, 동네 건달들과 경찰들이 끼어들면서 이들의 강도행각은 점점 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뮤지컬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특히 눈길을 모으는 것은 영상을 가미한 무대구성이다.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하이테크 영상무대’ 구현을 통해 관객들에게 배가 되는 극의 재미를 전달한다. 6월 14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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