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완전 범죄를 꿈꾼다. 도둑, 사기꾼, 살인범은 물론이거니와 자질구레한 거짓말을 한 뒤 혹은 학교나 직장을 땡땡이 친 뒤의 생활형 범죄자들 역시 자신의 아기자기한 ‘범죄’가 아무에게도 발각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을 품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늘 소개하고자 할 두 작품 속 주인공들 또한 완벽한 범죄를 꿈꾸며 ‘그것’을 계획했다. 어린아이를 유괴∙살해한 두 명의 청년이 그러했고, 방방곡곡 전 세계를 누비며 사기를 쳐왔던 한명의 청년이 그러했다. 범죄의 동기와 방법은 각양각색이나, 그들이 닮은 한 가지는 ‘아무에게도 걸리지 말았으면’ 하는 희망 속에 있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그들의 범죄는 과연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을까? 아니다. 그들의 일대기는 뮤지컬, 영화, 혹은 연극으로까지 창작되며 여러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입에 거론되어 왔다. 뮤지컬 ‘쓰릴 미’와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소개한다.
<뮤지컬> 쓰릴 미 - 원작 스티븐 돌기노프(Stephen Dolginoff)
- 희대의 살인마를 노래하는 뮤지컬
현재 뮤지컬 ‘쓰릴 미’의 공연에는 초연 멤버인 강필석을 비롯 김우형, 정상윤, 김산호, 김하늘 등 인기 남자 배우들의 출연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실제 발생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두 명의 촉망받는 청년이 어린 아이를 유괴∙잔인하게 살인하며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비상한 두뇌의 소년’ ‘동성애’ ‘유괴’ ‘살인’ 등의 소재들로 여러 창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었다. 이후 그들의 이야기는 창작자들의 상상력과 합쳐져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톰 칼린 감독의 영화 ‘졸도(Swoon, 1992)’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로프(Rope, 1948)’, 연극 ‘강박충동(Compulsion)’, 뮤지컬 ‘쓰릴 미’ 등 여러 장르로 퍼져나갔다. 그 중에서도 스티븐 돌기노프의 뮤지컬 ‘쓰릴 미’는 충격적인 소재와 더불어 두 인물의 치밀한 심리묘사로 극단적이고 복잡한 인간 내면을 긴장감 있고 밀도 높게 표현해 뉴욕 현지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초연 당시 유괴, 살인, 동성애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충격적 소재로 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탄탄하고 치밀한 심리 묘사’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약 8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2%라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뮤지컬 ‘쓰릴 미’는 5월 2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 극장에서 공연된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영특한 사기꾼의 영광스러운(?) 기억
뮤지컬 ‘쓰릴 미’가 희대의 두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라면,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희대의 사기꾼이자 위조범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 역시 ‘캐치 미 이프 유 캔’, 즉 ‘잡을 테면 잡아봐’의 뜻을 담고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았던 영화 속 주인공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는 실존 인물이다. 매력적인 용모의 젊은이였던 애버그네일은 1964년부터 66년까지 의사, 변호사, 비행기 조종사 등 다양한 인물로 변장을 하며 사기를 쳤고, 덕분에 FBI 수배자 명단에 오른 최초의 십대가 된 영예를 안기도 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뮤지컬 ‘쓰릴 미’ 보다 다소 유쾌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스토리가 흘러간다. 비록 뮤지컬 ‘쓰릴 미’와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두 작품은 스토리텔링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실존했던(혹은 하는)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가 뮤지컬 혹은 영화로 제작될 만큼 인상 깊었다는 점에서는 일치점을 보인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03년 1월 24일 국내 개봉됐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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