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자나, 돈트!’는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풋볼, 체스, 뮤지컬 동호회까지 청춘의 재기발랄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친구들 간의 연애담과 우정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스피디하게 전개함으로써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여느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과 다른 ‘자나, 돈트!’만의 특별함이 있다. 그것은 ‘자나, 돈트!’가 남녀 커플의 애잔한 사랑을 그린 다른 뮤지컬과는 달리 남남, 여여의 동성애 커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평범한 동성애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작품은 이성간의 사랑은 생각할 수도 없는, 동성애가 정상인 어느 미지의 마을을 소재로 하고 있다. 뮤지컬 ‘자나, 돈트!’는 마법의 힘을 갖고 사랑을 이어주는 중매쟁이 자나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다양한 커플들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음은 물론,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국 고딩들의 최대 관심사는 연애……. 아메리칸 드림 지수 ★★★★☆
뮤지컬 ‘자나, 돈트!’ 속 하트빌 고등학교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학 입시도, 매달 모자라는 용돈도, 하루하루 늘어만 가는 여드름도 아니다. 그네들의 관심은 오직 연애, 연애, 연애에 집중돼 있다. ‘누가 누구와 사랑에 빠지는가’, ‘중매쟁이 ‘자나’가 이번에 엮어준 커플은?’과 같은 이슈에만 이목을 집중하는 이 생기발랄, 이팔청춘 하트빌 교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여름에도 집합공부, 겨울에도 집합공부로 코피 마를 날 없는 대한민국 수험생들의 씁쓸한 현실이 더욱 초라해 진다. (상당히 많이 과장해서) 연애에 죽고, 연애에 사는 하트빌 교 학생들이여, 그대들이야 말로 진정 ‘아메리칸 드림’ 이로소.
동성애야 이성애야 뭐가 정상이야? 성 정체성 혼란 시수 ★★★★★
뮤지컬 ‘자나, 돈트!’는 이성애와 동성애의 역발상을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트빌 고등학교는 남남∙여여커플, 즉 게이 커플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였던 것! 따라서 이 고등학교에서는 미식축구 선수보다 체스를 두는 남자가 더 섹시하다고 평가 받거나, 남자들의 취미는 쿠키나 구워먹고 수다나 떠는 것이다. 반면 여자들은 ‘황소타기’ 놀이를 통해 여성성을 입증 받는다. 우리에게 내재된 모든 관념들을 위트 있게 비틀며 동성애와 이성애의 모호한 경계를 무너뜨려버린 뮤지컬 ‘자나, 돈트!’. 이 작품이 주는 유쾌한 성 정체성 혼란이 타자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를 더욱 너그럽게 만들어 주길 기대해 본다.
배우들 숨넘어가겠다. 빠른 플롯 전개 지수 ★★★☆☆
러닝타임 120분 동안 배우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노래의 길이도 길이일 뿐 아니라, 빠르기도 빠르고,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동성애가 정상인 ‘하트빌 고교’ 소개 이자, 뮤지컬 ‘자나, 돈트!’의 오프닝 곡 ‘Whos Got Extra Love(후즈 갓 엑스트라 러브)’의 길이는 약 10분 가까이나 된다. 또한 수다맨도 울고 갈 빠르기로 노래를 불러야 하는 ‘Fast(패스트)’라는 넘버도 있다(제목 그대로 정말 빠르다). 이렇듯 배우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빠른 플롯 전개 덕분에 신나는 것은 관객이다. 쉼 없이 역동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며 러닝타임 110분을 10분처럼 느끼게 만드는 뮤지컬이 바로 ‘자나, 돈트!’기 때문. (2009년 2월 7일 ~ 2009년 3월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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