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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영화 그 이상의 무엇, 뮤지컬 ‘드림걸즈’

 

2009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뮤지컬 ‘드림걸즈’가 본 공연을 앞두고 지난 20일 프리뷰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우리에게는 팝스타 비욘세 주연의 2006년 작 영화로 더욱 친숙한 본 작품이 1981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한미 합작 프로덕션으로 새롭게 리뉴얼돼 한국에서 최초로 베일을 벗은 것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뮤지컬과도 다를 것이라 자신했던 제작진의 발언은 과연 허언이 아니었다. 무대 리허설만 한 달 가까이 진행했다는 ‘드림걸즈’는 본 공연이 아니었음에도 거의 완벽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LED(발광다이오드) 회전 무대와 총 400여벌, 120여개에 달하는 의상과 가발은 뮤지컬이라기보다 차라리 라스베이거스의 극장 쇼를 보는 듯 화려한 장관을 연출했다. 별다른 소품 없이 LED 전광판 5개의 회전만으로 공간을 구분하는 감각적인 연출이 특히 참신했고, 조명과 의상 색감의 어우러짐이 황홀했다. 첫날 조금 아쉬웠던 음향도 둘째 날에는 한층 나아져 있었다.

1960년대 미국의 냉혹한 쇼 비즈니스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흑인 여성 그룹 드림스의 성공기가 이 작품의 기둥 줄거리. 이번에 공개된 ‘드림걸즈’는 원작의 인종 문제를 걷어 내고 오로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의 성공과 좌절, 재기 과정을 담아내는데 집중하여 한국의 관객이 좀 더 쉽게 극에 빠져들 수 있게 했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돋보이는 부분이다. 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이기에 극적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는데 엄격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드림걸즈’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에피와 디나 역의 홍지민과 정선아는 제 옷을 입은 듯한 발군의 기량으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고, 욕망의 화신 커티스로 분한 오만석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폭발력이 약한 역할이었지만 안정된 연기로 작품의 중심을 잘 잡아 주었다.

지미 역의 최민철은 배우의 재발견이라 할 만 하다. 극의 코믹한 요소를 전담하다시피 한 그는 끼가 넘치고 느끼하지만 밉지 않은 R&B 스타 지미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내 주인공  만큼이나 많은 박수를 받았다.

본 공연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배우들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요구되는 음악. 원작의 넘버들이 빠짐없이 들려지는 가운데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히 새로운 넘버들이 추가됐다. 또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인 ‘Listen(리슨)’은 디나가 꿈을 찾아 커티스를 떠나며 부르는 노래에서 에피와 디나가 오해를 풀고 우정을 회복하며 부르는 듀엣곡으로 편곡되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세계무대를 겨냥해 제작비 100억 원을 투입, 한국에서 5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 ‘드림걸즈.’ 영화와는 다른 생생한 매력을 담뿍 담고 있는 이 야심만만한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이제 관객의 손에 달려 있다.


조수현 lovestag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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