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라디오 스타’는 한물간 고집불통 락 가수 최곤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가 만들어나가는 휴먼 드라마다. 영화 ‘라디오 스타’를 원작으로 하며, 원작에 못치 않는 감동과 따뜻함을 무대로 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국 뉴웨이브 밴드 버글스의 노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처럼, 라디오보다 TV가 더 친근한 것이 요즘세상이다. 하지만 세상과 소통하고, 때론 고민상담소가 되기도 하며,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라디오는 예나 지금이나 친구 같은 존재다. 또 한물간 락 스타와 그의 재기만을 바라는 순진한 매니저, 그리고 작은 시골동네 영월 사람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가슴 훈훈해지는 휴먼드라마 ‘라디오 스타’의 깊은 감동! 주인공 최곤과 박민수를 통해 들여다보자.

싸늘한 인기에 싸늘한 성격까지!
왕년에 88년도 가수왕이었던 락 가수 최곤. 왕년에 잘나가지 않았던 사람 어디 있겠나만은, 찾아주는 곳 하나 없는 한물간 스타 최곤의 자존심은 아직도 스타 중에 스타다. 뻑 하면 싸움박질에 경찰서 신세요, 이 때문에 착한 매니저 민수만 허리가 휜다. 합의금 때문에 어찌어찌해서 내려가게 된 영월에서도 최곤의 유아독존은 네버엔딩!! 그러던 최곤이 변했다.

최곤 에게도 이런 면이?
매니저 민수에게 괜한 화풀이만 해대고, 초보 피디 강석영 말은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최곤이 점점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그도 알고 보면 속정 깊은 남자였던 것! 최곤의 숨겨놨던 감성을 데워준 것은 바로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청순 다방 김양의 구구절절한 사연부터 할머니들의 10원 내기 고스톱 사연까지, 사람 냄새 퐁퐁 풍기는 영월이 그와 함께 하면서부터 그는 아주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별은 말이야, 혼자서 빛나는 게 아니야!
최곤은 참 복도 많은 남자다. 그의 전성기를 기억해주는 사람들도 있고, 무엇보다도 그의 영원한 지원자 박민수가 있으니 말이다. 최곤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전국 방송을 타게 되는 기회가 오자 매니저 민수는 최곤을 위해 그를 떠나고, 최곤의 오해는 서로의 마음만 아프게 하고 만다. 그러나 겉으론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던 최곤과 민수는 영월에서 재회하고, 우정을 다진다.

“곤아, 너 아냐? 별은 말이지.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 박민수가 최곤에게 건내는 마지막 대사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웃고 있는 둘의 모습이 밤하늘의 별보다도 반짝이는 엔딩이다.


이정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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