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드는 처음엔 나의 일부분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나의 전체이기도 해” 하이드는 불꽃같은 지킬의 삶에 고통 그 자체다. 사실은 지킬도 하이드가 두렵다. ‘또 다른 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달라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하이드가 기름진 파마머리를 풀어헤치며 얼굴을 일그러뜨릴 때, 바닥부터 차오르는 공포가 느껴진다. 자기안의 자기,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이 처절하다. 그는 그렇게 점점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간다. 지킬은 하이드를 억누르려고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결국 그는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진정 인간 정신의 실험은 신의 영역이란 말인가. 가면속의 허상, 하이드가 그 인간 본성의 바닥을 친다.

어터슨 그를 구하고 싶다! 누구보다 지킬을 아끼고 후원한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지킬의 곁에서 아버지처럼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그의 위험한 실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끝까지 그를 신뢰한다. 연구에만 몰두하는 지킬이 안쓰러워 클럽에서의 유희를 권하기도 한다. 하이드가 지킬인 것을 알았을 때도 그를 진정으로 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결국 지킬과 하이드는 어터슨의 칼끝에서 그 역경의 생을 마감한다.
덴버스 그저 사랑하는 딸 엠마의 행복만 바랄 뿐이다. 어릴 때부터 엄마 없이 자란 딸이 가여워 좋은 남자 만나서 딸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인자하고 자상한 아버지다. 지킬이 연구에만 미쳐서 딸에게 점점 소원하게 대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진정 딸이 원하는 사람이 지킬임을 알기에 지킬을 이해하기로 한다. 하지만 딸의 외로움과 고통을 보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루시 많은 남자들이 루시를 찾지만 진정 그녀를 위하는 남자는 없었다. 그녀의 하루하루는 절망뿐이었다. 그때 지킬, 그가 다가왔다. 세상에 이런 남자도 있나 싶다. 친구가 되어주겠다는 그의 말이 그녀 인생의 빛이 되었다. 그가 나를 사랑할리 없지만 그 손길은 따뜻하기만 하다. 이제 그는 그녀의 운명과도 같다. 하지만 또 그로 인해 눈물 나는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다. 결국 비극이 된 그녀의 마지막은 어디서도 위로받을 길이 없다.
엠마 일에만 몰두하는 그가 좋은 남편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하지만 그를 존중하고 사랑한다. 그가 내 덕에 더 훌륭한 의사가 되길 바란다. 세상 사람들이 아무리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그녀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를 아주 잘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 평생 그를 지켜줄 거라 다짐한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약하다. 점점 변해가는 지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는 일, 그건 얼마든지 견딜 수 있지만 그를 잃는 건 상상도 못하겠다. 결혼식장에서 하이드가 그녀를 위협할 때도 그녀는 그를 끝까지 믿는다. “지킬, 당신인거 알아요. 당신은 저를 절대로 아프게 하지 않아요.” 그렇게 결국 그는 그녀를 떠난다. 엠마 또한 눈물과 함께 자신의 품에서 그를 영원히 보낸다.
공정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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