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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아슬아슬하고도 아름다운 인생의 선율,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이 지난 11월 21일 첫 공연시작을 알렸다. 역사상 가장 사랑받은 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며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는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1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964년에 초연된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뮤지컬의 마스터피스로 자리매김해왔다. 그 후 1971년에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지난 2004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 공연되었다. 국내에서는 1985년부터 1998년까지 이미 공연된 적 있는 역사 깊은 공연이다. 이번 국내 무대는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스텝에 의해 최신 리바이벌 공연으로 재연된다.

국립극장에서 만나본 ‘지붕위의 바이올린’은 시대를 초월하는 감동과 현대적인 무대가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아버지의 깊은 사랑과 가족애, 그리고 사라져가는 전통에 대한 잔잔한 여운으로 시대와 국경을 넘어선 감동을 전해준다.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상승 시키는 현대적인 무대는 서정적인 배경과 구조로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또한, 안무를 비롯한 극의 전체적인 흐름은 집중과 분산을 적절히 사용하여 느낌표와 쉼표를 정확히 집어주었다. 극적인 순간에 흐르는 새 하얀 정적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반면에 상황에 맞게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들은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오케스트라를 오케스트라 피트가 아닌 무대 위에 참여시킨 점 역시 무대를 빈틈없이 꽉차보이게 하였다. 생생한 라이브연주와 배우들의 열연을 한 눈에 감상하는 구조는 라이브 무대의 감동을 더하기에 탁월하였다. 여기에 유태민족과 러시아민족들의 전통 선율과 안무를 비롯한 이색적인 풍경들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세기의 명곡으로도 유명한 ‘Sun Rise, Sun Set(해가 뜨고, 해가 지고)’를 비롯한 친숙한 멜로디들은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의 묘미이다. 메인테마곡인 ‘If I Were a Rich Man(내가 부자라면)’은 극의 전반에 사용되며 경쾌하게 극을 연결시켜주었으며, 가난하지만 낙천적인 테비에의 성격을 그대로 묘사하며 웃음 짓게 만든다.

겉으론 투박하지만 다정하며 헌신적인 아버지 ‘테비에’의 모습은 한국의 아버지상과도 많이 닮았다. 딸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를 바라며 아내에게 꾸며낸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Tevye’s Dream(테비에의 꿈)’에서 장난스러우면서도 다정한 면이, 딸의 결혼식장에서 부르는 ‘Sun Rise, Sun Set(해가 뜨고, 해가지고)’에서는 아버지의 마음과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통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지붕위에서 위태롭게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은 인생이라는 외줄을 타는 위태위태한 우리 삶의 모습일 수도 있고, 사라져 가는 전통의 위태로운 모습일 수도 있다.

석양이 지는 배경을 뒤로하고 애절하게 바이올린을 켜던 악사가 어린 악사에게 자신의 바이올린을 건네주는 것으로 극은 끝이 난다. 끝나지 않는 전통과 앞으로 지키고 수용해야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암시하듯 말이다.


이정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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