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그녀, 이집트의 파라오 ‘클레오파트라’가 지난 10월 15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그녀의 삶과 전설에 관한 스토리로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걸쳐 55만 명이 관람한 체코 뮤지컬 작품이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39세의 나이로 죽음을 당했지만, 희대의 요부이자 뛰어난 외교 전략가로 숱한 수수께끼를 남기면서 현세에까지 사랑과 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고 있다.
무대는 마치 실제 이집트와 로마의 궁전을 연상시켰다. 무대 양 옆에 설치되어 있는 황금색 파라오와 무대 중앙에 놓여진 뱀 모양의 동상이 각각 분할되어 있어 이집트 모습을 잘 드러내준 것이다. 더구나 무대 안쪽에 양 옆으로 문이 열리고 계단이 놓여지는 모습은 웅장하고 거대한 신전의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이러한 무대 안에 사자상의 마차를 타고 등장한 시저의 모습까지 그 시대 위풍당당했던 장군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켜 작품을 한눈에 매료시켰다.
무대 위의 ‘클레오파트라’는 황금빛 장신구로 치장된 화려한 의상을 입고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거기에다 초록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뱀 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함께 등장하여 클레오파트라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춤을 추게 했다. 이는 ‘클레오파트라’라는 인물을 더욱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등장시킨 것이라 보여진다. 더욱이 이 뱀은 작품이 후반부에 이르러서 ‘클레오파트라’가 자결하게 되는데 그 죽음에 이용된 도구의 역할까지 해내게 된다.
‘클레오파트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말은 팜므파탈의 원형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팜므파탈의 원형이 된 것은 정치적인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 권력의 최정상에 앉은 남자들을 차례로 유혹하여 희생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작품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시저를 유혹할 땐 카펫에 자신을 돌돌 말린 채 선물로 보내졌다. 또한 안토니우스는 로마재정이 어려워져 ‘클레오파트라’에게 원조를 구하러 가다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이러한 유혹의 방식은 그대로 무대 위에 표현되어 잘 드러내주었다.
실제로 ‘클레오파트라’는 이러한 성적매력 뿐 아니라 뛰어난 외교력과 언번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교양과 지적관능미까지 가졌던 그녀이기에 지금에 와서도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더욱 빛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이러한 지적인 모습이 살짝 가리워진 듯 했다. 뚜렷한 언변력을 선보인 것이 다소 부족했다. ‘클레오파트라’만의 악하면서도 요염한 부분이 결여되어 착하고(?)평범한 ‘클레오파트라’의 이미지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한 남자배우들과 여자배우들이 섞여 춤을 추는 군무에서는 전쟁터로 나가는 모습이기에 강하고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였다. 하지만 모두 하나가 되지 못한 채 무대 위에서 따로 움직이는 듯 한 어색함을 보였다. 음악과 좀 더 잘 어우러진 움직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클레오파트라’ 역의 김선경은 매혹적이면서 강인한 여인상을 심어주어 시종일관 도도한 표정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또한 시저와 안토니우스 역을 맡은 배우들도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여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할 정도였다. 특히 ‘클레오파트라’가 부르는 ‘난 왕이 될 거야’는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정리된 곡이었다. 음악이 잔잔하면서도 내면의 깊은 울림을 토해내어 ‘클레오파트라’만의 색감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 점이 돋보였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는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 초연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다소 부족한 면도 많았지만 배우들과 뮤지컬 넘버, 무대는 기대이상이었다. 그러기에 ‘클레오파트라’의 앞날도 밝을 것이다.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한 층 성숙된 뮤지컬 ‘클레오파트라’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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