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소개된 사운드 뮤지컬 ‘행복한 왕자’는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 창작 작품이다. 원작 소설인 ‘행복한 왕자’는 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왕자의 동상과 그 동상 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 제비가 만나게 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행복한 왕자의 동상은 제비를 설득하여 자기 몸에 박힌 금과 보석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한다. 결과 초라해진 왕자의 동상은 파괴되고 제비 역시 얼어 죽게 되지만, 결국 왕자와 제비의 영혼은 천국으로 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운드 뮤지컬 ‘행복한 왕자’는 이러한 원작의 스토리를 완벽히 무대 위로 옮겨 왔다. 다만 시간과 공간적 변수를 두어 단조로운 전개를 방지했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은 이미 서 있는 왕자의 동상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이 공연은 그 이전의 이야기가 추가 되고, 제비가 들려주는 나이팅게일의 동화가 극 중 극 구조로 삽입되는 등 새로운 스토리가 펼쳐지는 점이 돋보였다.
사운드 뮤지컬 ‘행복한 왕자’의 막이 오르고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크고 반짝이던 황금 동상이다. 더불어 그의 얼굴 위에 씌워진 금색의 왕관을 통해 그 동상이 행복한 왕자의 것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행복한 왕자의 동상은 단연 스토리가 진행되는 매개가 되었을 뿐 아니라, 어둡고 간략하게 치장된 무대에서 미학적인 효과까지 담당하고 있었다.
이어 무대 구석에 서서 여러 가지 ‘사운드’를 만들어내던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비 오는 소리에서부터 발자국 소리 등 여러 가지 효과음을 창조하는 역할이었다. 이러한 일련의 소리들을 기계나 컴퓨터가 담당하지 않고 사람의 여러 신체부위에서 파생된다는 사실이 이 작품을 더욱 생동감 있는 것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더불어 이 작품이 왜 ‘사운드’ 뮤지컬이었는지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간략한 무대 대신 배우들이 또 하나의 오브제가 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작품에는 스토리적 인물인 왕자와 제비 혹은 나이팅게일 외에도 약 대여섯 명의 배우들이 더 출연한다. 장면과 장면 사이에 등장하는 이 배우들은 스토리를 잇는 여러 움직임을 통해 또 다른 측면에서 극을 채워갔다.
이 공연은 최고의 창작스텝과 제작팀이 세계시장을 겨냥해서 만든 창작뮤지컬로서 아름다운 음악과 환상적인 대형무대 속에서 다양한 ‘소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클래식과 모던 락을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과 배우들의 아카펠라가 뮤지컬 ‘행복한 왕자’의 ‘소리’를 담당했다. 이 작품의 음악은 서울대 작곡과 교수이자 TIMF 앙상블 예술감독인 최우정 작곡가가 새롭게 작곡하였는데, 가사 역시 영문 그대로의 원작을 옮겨온 넘버들이 몇 개 있어 영어 음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동화적 스토리가 조화롭게 들려왔다.
동상과 사랑에 빠진 제비,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세상 구하기라는 이 작품의 동화적인 스토리는 제목처럼 ‘행복한’ 이름에 걸맞은 아름다운 이야기와 선율, 여운 깊은 결말로 막을 내렸다. 오스카 와일드의 원작을 새로운 해석으로 각색해 만든 어른들을 위한 동화, 뮤지컬 ‘행복한 왕자’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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