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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차디찬 인생에 불어온 따뜻한 바람 한 점, 뮤지컬 ‘파이란’

 

뮤지컬 ‘파이란’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안도현 시인의 유명한 시 한 구절이 절로 생각나는 작품이다. 삼류인생을 살아가는 건달 ‘강재’가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국적마저 다른 여자에게 느끼는 알 수 없는 연민과 사랑의 감정은 딱히 이해하기도 어렵고 ‘부질없는 사랑이니 제 자신이나 잘 챙기지’라는 조롱 섞인 충고가 튀어나오기 딱 좋아 보인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갈수록 심장 한 구석을 콕콕 찌르는 그 무엇, 과연 나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가. 그러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 연탄처럼 뜨거운 애정을 담아 뮤지컬 ‘파이란’의 공연 속 소소하고 디테일한 요소들을 파헤쳐 기자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해보았다. (별 5개 만점)

영화 ‘파이란’의 재현지수 ★★☆☆☆
영화 ‘파이란’의 아름다운 배경들을 상상하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라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무대라는 공간적 제약에 의해 아무래도 영화 속 아름답던 바다의 풍경을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뮤지컬 ‘파이란’은 무대 설치가 없는 ‘No SET’를 지향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단순히 성의 없는 ‘No SET’라면 ‘No Thanks’이겠지만, 빈 무대를 채우는 원작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있어 ‘No problem’이다. 캐릭터 면에서도 영화 ‘파이란’에서 보여주었던 최민식과 장백지가 보여주었던 역할과는 같은 듯 다른 듯한 매력을 발산한다. 한 공간에 있지만, 함께 있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는 영화 이상의 감동을 주고 있지만, 영화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은 다소 안타까운 점이라는 것은 분명한 듯 싶다.

비 사이로 막가, 중국인배우 ‘은유찬’ 완소지수 ★★★★★
같은 여자라면 하늘의 불공평함에 한번쯤 화가 날만도 하다. 저 멀리 중국에서 뮤지컬 ‘파이란’을 위해 특별 공수(?)된 배우 ‘은유찬’은 훅~ 하고 바람 한 번 불어주면 찍 소리도 못내고 저 멀리 날아갈 것 같은 가녀린 몸매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얼굴은 어찌나 작은지, 심지어 그 작은 얼굴에 총총 박힌 반짝이는 두 눈은 또 어찌나 큰지 족히 얼굴은 3분의 1은 차지하겠다. 그런데 말만 들어서는 이름만 불러도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힐 것 같은 청순가련형 이 여배우, 다시 생각해보니 참 맹랑하고 당차기 그지없다. 아무도 없는 먼 타국땅에 와서 낯설 법도 하건만 서툰 한국말로 열심히 대사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 게다가 들리는 후문으로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에게 푹 빠져있다고 하니 보너스 점수까지 안 보태줄 수 없는 노릇이다. 중국 배우 ‘은유찬’의 완소 외모지수 별 네 개에 보너스 별 하나를 보태 뮤지컬 ‘파이란’ 작품 안에서처럼 별 다섯 개를 몽땅 달아 한국을 찾아준 이 고마운 배우에게 보답해 보고자 한다.

지금 등산중? 무대 경사도 지수 ★★★☆☆
뮤지컬 ‘파이란’의 막이 오르면 관객들의 머리 위에는 보이지 않는 물음표들이 둥둥 떠다니게 된다. 바로 연필을 하나 내려놓으면 바로 또로록 굴러 떨어질만한 경사진 무대 때문이다. 불안한 강재의 인생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이러한 독특하고 실험적인 연출 방법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음을 틀림없다. 공연 중간중간 의자에 앉는 배우들의 모습이나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파이란의 모습에서 ‘저러다 사고날라’하는 걱정에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세트 하나 없는 소극장 무대이지만 제법 경사가 큰 무대 때문에 배우들의 운동량도 꽤 크겠다. 그러나 뮤지컬 ‘파이란’의 배우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연기면 연기 모두 훌륭히 합격점을 받아내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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