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말이 되어서야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이른바 참정권을 부여 받은 이 땅의 여성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1945년 8.15 광복을 계기로 마련된 1948년 제정헌법에서부터이다. 그 뒤로부터 반세기가 훌쩍 넘은 오늘, 대한민국 뮤지컬 무대 위에서는 여성들의 ‘참여’뿐 아니라 그들의 ‘독식’이 눈에 띄고 있다. 많은 작품들이 한 여인의 일대기나, 여인의 시각으로 본 사랑이야기를 내세우며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품 대다수의 특징은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뮤지컬 작품의 제목이 되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에서부터 외국인이주노동자 파이란까지, 그 내용도 재미도 각각 다른 작품이지만, 여자 주인공을 전면으로 내세워 사랑 받고 있는 뮤지컬, 뭐가 있을까?
- 영원한 우리의 국모 ‘명성황후’
대한민국의 퍼스트레이디 ‘명성황후’를 모르는 사람이 없듯, 뮤지컬 ‘명성황후’를 모르는 이 또한 없다. 1995년 초연된 이래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명성황후’는 현재 총 관객 약 115만 명, 총 공연횟수 880회를 넘어서며, 10년 넘는 세월이 무색할 만큼 기염을 토하는 고속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 경희궁 야외버전 공연 때와 같이 이태원, 이상은 두 황후를 필두로 베테랑 고종 윤영석과 신예 고종 박완, 미우라의 김성기, 이종문, 홍계훈 역의 지혜근 등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그 처절한 외침, “내가 조선의 국모다!”의 절규를 감동의 노래와 웅장한 무대로 맛볼 수 있는 기회, 뮤지컬 ‘명성황후’다. (9월 18일 ~ 10월 1일, 화, 목, 금요일 8시 / 수요일 3시, 8시 / 토요일 3시, 7시 / 일요일 2시, 6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VIP석120,000원, R석 100,000원, S석 80,000원, A석 60,000원, B석 40,000원)
- 흡혈귀도 여자는 여자!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
아무리 인간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지만, 그 종족에게도 암수의 구분은 있는 법! 섬뜩한 외모와는 달리 따뜻하고 여린 마음씨를 소유한 흡혈귀 노처녀 프란체스카 역시 뮤지컬로 제작되었다.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는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를 뮤지컬화 한 것으로, 주인공 프란체스카 역에 뮤지컬 대표 배우 최정원이 캐스팅 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안녕, 프란체스카’는 TV에서 봤던 캐릭터와 무대 위의 캐릭터를 비교하는 것이 주요 감상 포인트! 더불어 노래와 춤의 옷을 입고 각색된 ‘안녕, 프란체스카’의 색다른 묘미를 느끼는 것 또한 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 중 하나다. (9월 12일 ~ 10월 26일, 평일 8시, 토요일 3시 / 7시, 휴일, 일요일 2시 / 6시 (월 쉼), 극장 용, VIP석100,000원, R석 80,000원, S석 60,000원, A석 40,000원)
- 조선의 왕도 그녀에게 반했다, 뮤지컬 ‘대장금’
이번에 소개할 여인은 조선왕조실록에서 전하는 단 몇 줄의 기록으로 되 살아난 조선 최초의 여자 어의, 대장금이다. 서울문화재단의 고궁뮤지컬사업의 일환인 뮤지컬 ‘대장금’은 우리 고유의 문화재산인 경희궁 숭정전을 무대로 사용하고 있다. 청명한 가을 바람과 유난히도 잘 어울리는 경희궁 숭정전의 공연은 그 배경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이거늘, 안무와 의상 등에서도 좀 더 풍성한 볼거리를 위한 노력들이 돋보인다. 무용가 안애순의 기품 있는 안무를 기본으로 ‘격구’ 등에서 선보이는 격렬한 군무 등은 이 작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더불어 뮤지컬 ‘대장금’의 가장 큰 매력은 드라마를 통해 저 멀리 일본에서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여인 ‘장금이’를 브라운관 밖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 (9월 5일 ~ 9월 30일, 오후 8시(일 쉼), 경희궁 숭정전, R석 50,000원 / S석 30,000원)
- 당신을 울게 만들 가슴 아픈 사랑, 뮤지컬 ‘파이란’
앞서 소개된 세 명의 여인들이 역사에서, 혹은 저 깊은 지하세계(?)에서 이름 좀 날렸던 여인들이라면, 이번에 소개할 여인은 평범하고 또 초라하기까지 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따뜻한 마음씨 하나만큼은 그 누구도 필적하지 못할 여자, 파이란이 바로 그녀다. 뮤지컬 ‘파이란’의 제작사측은 북경 현지 오디션을 거쳐 중국인 배우 은유찬을 파이란 역에 캐스팅했을 만큼,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영화로 먼저 제작된 ‘파이란’은 영화의 마니아적 매력에 대중성, 작품성, 상업성을 더해 인종과 종교를 넘어선 아시아 대표 뮤지컬을 꿈꾸고 있다. 삼류 양아치 강재와 중국인이주노동자 파이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뮤지컬 ‘파이란’이다. (9월 11일 ~ 11월 2일, 평일 8시, 토 4시 / 8시, 일 3시 / 6시(월 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전석 4만원)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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