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예술단이 댄스컬 ‘15분 23초’를 8월 30일부터 9월 7일까지 극장 용 무대에 올린다. 뮤지컬과 댄스를 결합한 ‘15분 23초’는 지난해 장르의 고정화를 거부하며 국내 첫 댄스컬 ‘오르페오’를 내놓은 서울예술단의 두 번째 하이브리드(hybrid) 장르다.
댄스컬 ‘15분 23초’는 ‘견우와 직녀’의 공연을 만들어가는 배우와 스텝 자신들의 이야기다. 작품의 제목이 ‘15분 23초’인 이유는 15분짜리 공연인 ‘견우와 직녀’가 발표되기 23초 전 무대 뒤의 상황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확히 15분과 23초를 따지는 것은 아니며, 이는 긴박감을 나타내는 감각적인 표현의 일환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보니,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백 스테이지(back stage)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댄스컬 ‘15분 23초’는 제작현장의 분주함을 나타내기 위해 배우들을 무대 아래로 끌어내렸다. 무대 위에서 연기해야 할 배우들이 객석 사이를 배회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무대 감독에서부터, 안무자 등 ‘스텝’을 연기하는 여러 명의 ‘배우’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을 돌아다니며 무대 뒤의 분주함을 표현했다. 이는 공연 준비 모습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고자 한 연출가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댄스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15분 23초’는 ‘댄스컬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최근 많은 공연 앞에 ‘넌-버벌(Non-verbal)’ 혹은 ‘익스트림 댄스’, ‘마샬 아츠(Martial Arts)’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그 양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가는 공연들이다. 그 가운데 댄스컬 ‘15분 23초’는 춤을 중심으로 하되, 스토리 구성과 음악 면에서 뮤지컬적 완성도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즉, 15분 23초’는 무용극이라는 형식 위에 여러 장르가 가진 장점들을 덧씌운 작품이었다. 이는 드라마도 좋고 노래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춤이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댄스컬 ‘15분 23초’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이 작품이 실제 서울예술단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예술단은 1992년 11월 18일, ‘꿈꾸는 철마’의 공연을 하루 앞둔 리허설에서 실제 무대가 무너지는 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15분 23초’ 역시 ‘견우와 직녀’의 공연 전 발생한 사고가 중심 스토리이기 때문에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이나 몸짓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이다. 또한 무대 안팎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세심한 연출과, 생생하게 사고를 재현하는 무대 역시 이러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 서울예술단이 선보인 ‘15분 23초’는 아직 명확히 정착되지 않은 댄스컬 장르의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작년에 제작한 ‘오르페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댄스컬 작품이라는 점도 희망적이다. 앞으로 서울예술단이 보여줄 실험적인 시도와 그 발전이 기대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댄스컬 ‘15분 23초’는 오는 9월 7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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