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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한밤의 세레나데’에 박수를

 

뮤지컬 ‘한밤의 세레나데’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두 말 할 것 없이 주인공은 엄마와 딸이고 짐작하다시피 티격태격으로 시작해 토닥토닥으로 끝나는 내용이다. 딸 지선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래에 빠져 사는 서른 세 살 난 노처녀에 직업은 자발적 백수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 ‘한밤의 세레나데’ CJ로 활동하고 있지만 엄마 눈에는 백수와 다를 바 없다. 엄마 박정자는 이문동에서 30년 동안 순대국밥을 말고 있다. 남편은 일찍이 교통사고로 잃었고 딸 대학 보내는데 인생을 바쳤다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한 길만 보고 살아왔다. 존심  쌘 딸과 억척스러운 엄마는 지선의 남자친구를 계기로 심한 말다툼을 한다. 남자친구를 못마땅해하는 엄마와 한 판 싸운 지선은 방송 도중 감전 사고로 의식을 잃는다. 그가 깨어난 곳은 1974년, 엄마의 스물여섯 시절이다. 순대국을 마는 엄마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너랑 나랑’의 두 멤버가 부모였으면... 하던 바람대로 엄마는 혼성듀엣 ‘너랑 나랑’의 멤버다. 그러나 엄마는 임신으로 인해 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랑하던 사람마저 교통사고로 잃는다.

연출자 말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종전의 작품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세계최고 완전또라이’라는 노래를 한 곡 더했고 엄마가 꿈을 포기하는 내용에 자발성을 강조했다. 추가된 뮤직넘버는 지선과 엄마의 만남이 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약간의 내용 변화는 노래 부르는 꿈 보다 딸에 대한 꿈을 선택한 엄마의 사랑에 힘을 보탠다.

그래서일까. 작품 속에 피해자로서의 엄마는 없다. 가난하고 힘든 삶이지만 엄마는 자신이 선택한 삶에 최선을 다한다. 꿈을 포기하면서도, ‘나도 노래 부르고 싶었다’고 울면서도 누굴 원망하거나 후회하지는 않는다. 연출자가 말하는 ‘조금 바뀐’ 이 부분 때문에 엄마는 더 아름다워 보인다. 이번 공연이 기존 공연보다 한 단계 올라섰다고 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중간 중간 연극적인 장면이 좀 길다 싶게 전개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음악이 많아서 좋았고 배우들의 기량도 뛰어났다. 특히 포크송이 주는 아련함과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이를 잘 소화하는 배우들이 상당히 인상 깊다. 라디오 사연의 내용을 벽에 비친 글자나 그림으로 보여준 시각적인 효과들도 소극장 공연의 장점을 잘 보여줬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한밤의 세레나데’의 정점은 딸이 엄마에게 ‘정자야’라고 부르며 어깨를 두드리거나 정자가 지선에게 ‘언니가 꼭 엄마 같아요’라고 말하는 부분이다. 이런 장면들은, 너무 사랑스러워서 참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럴 때 쓰는 말,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꼭 한 번 보시라. (8월 22일~10월 19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R석 3만원 S석 2만원 )


박혜진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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