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들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다. 뮤지컬 ‘사춘기’는 어제 저녁 퇴근길에 교복을 입고 당당하게 담뱃불을 빌리던 고등학생을 보고 혀를 끌끌 찼던 2,30대에게도, 아들딸의 사춘기를 지켜보며 ‘우리때는 저러지 않았는데…….’ 혹은 ‘우리 아이만 그런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드는 엄마아빠들에게도 필요한 작품이다. 물론,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 공연을 추천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춘기’는 뮤지컬 ‘첫사랑’, ‘내 마음의 풍금’ 등의 작품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가 이희준과 ‘윤석화의 위트’, ‘첫사랑’의 연출 김운기가 야심차게 선보인 창작뮤지컬이다. 독일 작가 프랑크 베데켄트의 원작 소설을 제대로 해체, 재구성했다. 작품 밑바닥에 흐르는 현재 한국의 현실을 반영한 색채가 연출과 작가의 고민을 대변한다. 장래희망이 백댄서인 선규나 전신성형이 가장 큰 희망사항이며, 시집을 잘 가기위해 반드시 서울대에 가겠다는 여학생들은 우리나라 고등학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작품이 탄생한 뒷면모를 모른다면 100년 전 독일에서 탄생한 작품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여기에 내용이 무거워질만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위트 넘치는 유머는 작품 전체를 더욱 맛깔나게 완성시킨다.
몇 년간의 인고를 거쳐 탄생한 탄탄한 스토리 라인에 더욱 힘을 싣는 것은 배우다. 익숙한 얼굴 하나 없는 신인들의 무대에서는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평범한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무작위로 뽑아 무대에 올려놓은 듯 한데 그 학생들 실력 한 번 좋다. 눈 깜짝할 사이 남학생에서 여학생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냉정한 계모에서 스탠드바 마담인 친엄마로 변하기도 한다. 반평균 올려주는 전학생 영민처럼 뮤지컬계에 신선한 바람이 되어주리라 기대해본다. 스토리와 배우들은 신선한 반면 무대 연출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상을 이용한 무대 연출만으로 무대를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영상 자체 또한 큰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러나 무대 연출의 아쉬움은 귀를 즐겁게 해주고, 눈을 바쁘게 만드는 음악과 안무가 채워주기에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2008년 8월 15일 ~ 9월 7일, 설치극장 정미소, 월, 화, 목, 금 8시/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3시, 일반 30,000원/ 학생 20,000원 문의 02-3672-3001)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택아트센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 성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