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美)소 창작 지원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인 ‘사춘기’가 지난 8월 15일부터 9월 7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되고 있다. 프랑크 베데킨트의 ‘사춘기’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우정과 일탈, 죽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외모와 연기력, 노래면에서 어디 하나 빠질게 없는 7명의 신예스타가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 중 주인공 최영민은 시니컬한 완소 훈남으로 등장해 천사와 악마를 넘나드는 여러 개의 표정으로 무대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우리가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남학생은 아마도 키 크고, 얼굴 잘생기고, 공부와 운동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다재다능한 남자일 것이다. 거기에다 이제 막 전학 온 완소남이라면 여학생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극 중 최영민은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완벽한 학생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같이 정당하지 못하고 거짓된 모습이다. 그는 늘 부정행위의 방법론과 정당성의 궤변으로 도배된 ‘메피스토’의 힘을 빌려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고, 항상 ‘너의 그 젊고 빛나는 육체를 가지고 너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죽음뿐이다 -쇼펜하우어-’라고 말하며 늘 죽음에 관련된 생각과 니체론에 빠져있다. 이처럼 그의 완벽한 모습 뒤엔 언제나 어두운 그림자만이 존재했다.

그는 사랑도 믿지 않은 남자다. 어쩌면 그의 삶에 있어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극 중 최영민의 친엄마는 헐리우드 스탠드바 마담이고, 그의 새엄마는 항상 최영민이 죽어주기만을 바랄뿐이다. 이렇게 그는 단 한 번도 따뜻한 사랑을 받아본 적 없는 늘 마음이 추운 남자다. 그래서 여주인공 수희를 임신시켜놓고도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중 고등학교 시절의 사춘기는 제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중요한 시기이다. 감수성이 고조되고 자아의식이 형성되는 가장 중요한 시절에 그가 겪어야만 했던 어두운 현실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짠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이 작품을 보면서 극 중 최영민이라는 인물이 전부 잘못 되었다 라기보다는 어두운 환경을 만들어준 어른들의 잘못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모두가 다 공감하는 바라 여겨진다. 가정환경에서 우리의 인격과 자아가 완성되는 만큼 가정안에서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공연이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최영민과 같이 애정에 굶주린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을 향한 차갑고 냉담한 시선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이 온전히 치유될 수 있기를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져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2008년 8월 15일 ~ 9월 7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평일 오후 8시/ 수 3시, 8시/ 토 3시, 7시/ 일 3시/ 일반 30,000원, 학생 20,000원 문의 02-3672-3001)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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